[앵커]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두 명을 기습 지명했습니다. 국회 몫으로 청문회를 거친 뒤 대기 중이던 마은혁 후보를 석 달 만에 갑자기 '지각 임명'하면서 대통령 몫 후보자 두 명도 함께 발표해 버린 겁니다. 일단 권한대행인 총리가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인사지명권까지 행사한 걸 두고 월권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데 지명된 후보자 중 한 명이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절친으로 12·3 계엄에 연루돼 피의자 조사까지 받았던 이완규 법제처장입니다.
첫 소식 김태영 기자입니다.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후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습니다.
오는 18일 퇴임하는 대통령 추천 몫의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 지명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행사한 겁니다.
이 후보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사법연수원 동기이며 대선 캠프에도 합류한 바 있습니다.
함 후보자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한 대행은 최상목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언제든 가결될 수 있고 실제 경찰청장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심 없이 나라를 위해 슬기로운 결정을 내리고자 최선을 다했다"며 이번 결정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선이 6월 3일로 확정되면서 한 대행의 임기는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건 이번이 처음일 정도로 이례적입니다.
한 대행은 석 달 넘게 임명하지 않고 있던 마은혁 헌법재판관도 임명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마 재판관은 조한창, 정계선 헌법재판관과 함께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한덕수 대행은 당시 임명을 보류했고 후임인 최상목 대행은 조한창, 정계선 재판관만 임명했습니다.
여야 합의에도 불구하고 마 재판관은 민주당이 추천했다는 이유로 거부하면서 논란이 됐는데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나흘 만에 돌연 임명을 한 겁니다.
[영상취재 이주현 / 영상편집 최다희 / 영상디자인 박예린]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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