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인천의 영흥 화력 발전소에서 석탄 회를 싣던 화물차 기사가 차에서 추락해 숨졌다는 소식, 어제 전해 드렸는데요.
석달 전에도 같은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반복적인 사고 발생에도 남동 발전측이 마땅한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결국 사망 사고까지 일어난 겁니다.
이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숨진 노동자와 같은 일을 하는 화물차 기사 이강조 씨.
지난 9월 오른쪽 눈을 다쳤습니다.
[이강조/발전소 화물차 기사]
"미끄러져 가지고 발이 빠지면서 모서리 부분에 오른쪽 눈을 부딪친…"
빗속에서 석탄재를 싣다 차 아래쪽으로 미끄러졌지만 병원도 가지 못한 채 일을 계속해야 했습니다.
이후 기사들은 남동발전 담당자에게 차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안전계단과 추락 방지용 안전대 설치를 다시 요청했습니다.
[이강조/발전소 화물차 기사]
"번번이 일어나는 사고이기 때문에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 (요청) 이후에 저한테 돌아온 답변은 '내년부터 차츰'…"
남동발전은 "공식적인 개선 요청이 없었고 일을 하다 다쳤는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안전 설비 확충이 미뤄지면서 예고된 인재가 또 발생한 겁니다.
화물차 기사 심 모 씨가 숨진 사고 현장.
4미터 높이의 화물차 위에 서면 몸을 제대로 펼 수조차 없습니다.
안전 계단이 없다 보니 노동자들은 미끄러운 차체를 밟고 다닐 수밖에 없었습니다.
발전소에서 일하는 화물차 기사들은 이렇게 1미터도 안 되는 좁은 곳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항상 추락할 위험에 놓여 있습니다.
노동시간도 살인적이었습니다.
하루에 기본 14시간씩 차를 몰았고 많게는 20시간 넘게 일하다 보니 집에도 제때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사망 노동자 아들]
"일주일 나갔다가 하루 들어오실 때가 있거든요. 고생만 하시다 가셨는데, 억울한 것까지 있으면 제가 그건… 아버지를 못 보낼 것 같아요."
사고 당일에도 곧 쓰러질 듯 피곤해 보였다는 게 동료들의 증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