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시각장애인이 주관기관의 실수로 국가시험을 제대로 치를 수 없었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1년 동안의 노력이 허사가 됐지만, 응시료를 환불해주겠다는 대답이 전부였습니다.
G1 방송 윤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5배로 시간을 더 주고 시각장애인용 시험지가 제공된다는 장애인 전형을 지원했는데, 제대로 준비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3급 시각장애인 A 씨가 최근 본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이야기입니다.
신청한 대로 120분인 줄 알았던 시험 시간은 당일 갑자기 20분 넘게 줄었고, '시험지가 없는 것 같다'며 시험 시작 후 대기한 시간만 또 20여 분 걸렸습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시각장애인 응시생 : 저한테 그냥 기본 시험지를 줘서 '저 이거 아니다' 했더니, (감독관이) 찾아보더니 '(장애인용 시험지가) 없다'고 해서.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지' 하고 있는데….]
1분, 1초 아까운 시험 시간을 절반이나 날린 것도 모자라 부랴부랴 일반 A4 용지로 급조한 시험지는 문제도 보기도 제대로 담겨 있지 않았습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시각장애인 응시생 : 시험지가 너무 흐렸어요, 확대 독서기에 비춰봤을 때. 그래도 시간을 더 준다고 하니까 '해보자' 했는데 풀다 보니까 시험지도 잘려 있고….]
결국, 시험은 다 치지도 못하고 탈락.
특수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하며 정규직 교사될 날만을 꿈꿔왔지만, 필수 조건이었던 한국사 시험을 망친 탓에 신청했던 임용고시는 응시도 못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주관) : 어쨌든 벌어진 상황 안에서 최대한 그분의 편의를 지원해드려서 이분의 시험을 완수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도 노력했어요.]
한 해 노력은 물거품 됐고, 1년을 다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인데, 받은 거라곤 응시료 환불과 감독관 교육 강화 약속이 전부입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시각장애인 응시생 : 붙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그만큼 공부했거든요. 이번에 되게 절실한 거니까….]
G1 윤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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