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남해안에서 제철 맞은 굴 수확이 한창입니다. 3년 만에 풍년인 데다 첫 경매 가격도 좋아 어민들 기대가 컸는데, 지금은 걱정이 많습니다.
왜 그런지, 홍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바다에 내려진 양식줄을 따라 크고 탐스러운 굴이 주렁주렁 올라오고, 700kg 자루가 금세 가득 찹니다.
3년 만에 맞은 굴 풍년, 지난 10월 첫 경매가는 10kg 한 상자에 16만 1천 원으로 굴 값 비쌌던 지난해와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릅니다.
10월 말, 한 상자에 18만 8천 원까지 올랐던 생굴 가격은, 오늘(9일) 오전 11만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하루 생산량은 작년 이맘때보다 20톤이 넘게 늘어났습니다.
11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김장철 특수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김장 재료로 생굴보다 새우젓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며 수요가 크게 늘지 않은 탓입니다.
[신옥남/어민 : 고생한 보람도 있고 그래야 하는데 굴 값이 많이 안 나가다 보니까 남는 것도 없고 그래요. 아주머니들 인건비 나가고 경비 나가고 이러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출마저 녹록지 않습니다.
최대 수출 시장인 일본의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한국산 굴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굴 수출업체 관계자 : 요즘은 일본 가는 냉동 운반선이 화요일, 목요일, 일요일만 떠나요. 그전에는 일주일 내내 갔는데…. 수출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어려워요.]
굴 생산은 내년 6월까지 이어지지만, 겨울이 지나면 수요가 점차 줄어들기 마련.
수출길이 조만간 개선되지 않으면 굴 값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걸로 보여 어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김진원)
홍승연 기자(redcarro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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