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미국의 우크라이나 탱크 지원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와 연대를 공개적으로 과시한 건데, 반면 김 부부장의 오빠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잠행은 길어지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최두희 기자!
우선 어젯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주력 탱크까지 제공한다는 것을 공식 발표해 반러시아 대결 입장을 보다 명백히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지상 공격용 전투 장비들을 밀어 넣어 전쟁 상황을 계단식으로 확대하고 있는 미국의 처사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이 지역 정세를 악화시키는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미국과 서방이 자랑하는 무장 장비도 러시아 군대 앞에 모조리 불타버려 파철더미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러시아 군대, 인민과 언제나 같은 참호에 서 있을 것이라면서 반미국, 친러시아 노선도 분명히 했습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25일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M1 에이브럼스 탱크 31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김 부부장의 담화, 어떤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김 부부장의 담화는 사실상 북한의 공식 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의 러시아 지원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대해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예로 들어 반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되는데요.
주목해야 할 부분은 김 부부장이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는 러시아 민간 용병 회사 와그너 그룹에 무기를 공급했다는 의혹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런 의혹들에 대해 북한은 그간 중상모략이라면서 줄곧 부인했지만 미국이 러시아 열차에 북한 측이 컨테이너를 싣는 모습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한 뒤에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의 의혹 제기에 대한 해명 없이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탱크 지원을 비난한 건 사실상 북한이 러시아 측에 무기 수출을 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앞으로도 북한이 자주권 수호라는 명분으로 러시아에 무기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의도를 밝힌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해 첫날 이후 한 달 가까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8일에 끝난 최고인민회의는 물론 설 명절 행사에도 등장하지 않은 가운데 이번 김 부부장 담화와 맞물려 공개 행보 재개 시점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지금까지 통일부에서 YTN 최두희입니다.
YTN 최두희 (dh02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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