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건물 잔해서 다친 여아 꺼내는 시리아 시민들
(잔다리스[시리아] AFP=연합뉴스) 튀르키예에서 규모 7.8과 7.5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한 6일(현지시간) 인접한 시리아 알레포주 아프린시 잔다리스의 붕괴한 건물 잔해에서 시민들이 다친 여자아이를 구조하고 있다. 아프린시는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곳이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지역에서 일어난 이번 강진으로 지금까지 두 나라에서 약 3천500명이 숨졌다. 2023.02.07 clynnkim@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마치 아마겟돈(인류멸망 최후의 전쟁) 같았다. 거리마다 최소 한 채의 건물이 완파돼 있었다."
튀르키예 남부 가지안테프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을 직접 현장에서 겪은 CNN방송 기자가 눈 앞에서 펼려진 대참사에 대해 적은 소회다.
CNN방송 기자인 에야드 쿠르디는 CNN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쿠르디는 지진 발생 후 진앙 부근 가지안테프에서 가까운 인구 3만5천명의 도시 파자르치크로 차를 몰고가 보니 지구 최후의 날과 같은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파자르치크에 30분간 머무는 짧은 시간 동안 네 차례의 여진을 느꼈다"면서 그곳에 머물기에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 가지안테프로 다시 차를 몰고 돌아가야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6일 새벽 4시 15분에 가지안테프의 부모 집에서 잠을 자다가 깨서 지진을 감지했을 때 상황도 전했다.
처음에는 현지에서 매 두달꼴로 겪는 종류의 미미한 지진이겠거니라고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수 초 뒤에 진동이 너무 심해 가구가 넘어지고 물건들이 박살나는 소리를 들은 뒤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쿠르디는 "힘이 너무 강력해 마치 누군가가 나를 때려눕히는 것 같았고, 가슴까지 뒤흔드는 강력한 잔향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혼비백산한 그는 부랴부랴 부모와 함께 잠옷 차림에 슬리퍼만 신은 채 집밖으로 황급히 대피해야 했다.
밖에는 얼어붙을 정도로 춥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땅바닥에는 눈도 있었고 마을 사람들이 모두 거리로 나와 있었다.
쿠르디는 황급히 집안에 다시 들어가 코트와 부츠를 들고 온 뒤 건물들에서 멀리 떨어진 옥외로 피하기 위해 차안으로 뛰어올랐다.
그는 "하루 내내 여진이 엄습했다. 일부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여진은 자신이 심하게 손상된 큰 건물 옆에 있을 때 덮쳤다며 민방위 관리가 모두에게 달아나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그는 파자르치크에서 돌아올 때도 땅이 심하게 다시 흔들려 차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차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흔들림이 너무 강력해 제대로 발로 서 있을 수 없었다"면서 "도로 옆 배수로의 물이 폭풍 속에 있는 것처럼 앞뒤로 요동쳤다"고 전했다.
쿠르디는 가지안테프에서 집보다 더 안전한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대피하고 있었다면서 시 직원들이 물과 빵, 따뜻한 밥을 나눠줬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여진이 있을 경우에 대비해 밖에 머무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것을 알지만, 기온이 영상을 간신히 웃돌아 부모와 함께 밖에 머물 수 없다고 덧붙였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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