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인민해방군이 정월 대보름(중국명 원소절)을 맞아 제작한 홍보영상에서 대만과의 유대를 강조하면서도 항모전단의 기동훈련과 군용기 발진 등 군사훈련 장면을 대거 포함하는 등 대만을 겨냥한 '강온양면' 전략을 드러냈다.
7일 대만의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정월 대보름을 맞아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수호(守護)'라는 제목의 홍보 영상을 올렸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비행훈련 장면
[타이완뉴스 발행 사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동부전구의 명절 수호와 봄 인사'라는 부제를 단 1분 25초 분량의 이 영상은 정월 대보름을 기념하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동포들이 만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러 사람이 대만의 명주인 진먼 고량주로 건배하는 장면도 나온다.
그러나 영상에는 항공모함 전단의 기동, 전투기 발진 및 비행, 잠수함 기동, 미사일 발사 준비, 군인들의 건물 진입 등 군사훈련 장면이 곳곳에 대거 배치됐다.
특히 영상에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소속 조종사가 정월 대보름을 맞아 어린 딸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보름날 밤에 비행하면서 잊지 않고 보름달을 하늘에 걸어 두겠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상에 나오는 보름달은 대만인들에게 양안 통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읽혔다.
대만 TVBS 방송의 앵커이자 군사전문가인 류팅팅(劉亭廷)은 트위터 올린 글에서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영상에 대해 "많은 대만인을 몹시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적었다.
류팅팅은 트위터에 "영상의 톤은 의도적으로 진심이 담기고 따뜻하게 제작됐지만, 메시지와 이미지는 대만인 다수를 몹시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썼다.
그는 또 "이 영상의 접근법은 동부전구가 지금까지 선호해온 군사력 중심의 접근법과는 다르지만, 이 영상의 메시지는 '필요하면 무력으로 대만을 통일하겠다'는 중국 공산당의 태도와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대만해협을 관할하는 부대로, 유사시 대만 공격의 선봉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전구는 지난해 8월 초 당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대만 섬을 포위하는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하는 등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주도했다.
동부전구는 이후에도 군용기를 연일 대만해협 중간선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는 등 대만을 겨냥한 무력 시위에 나서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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