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늘(3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세번째로 출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유동규 전 본부장과 대면했는데요.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을 쳐다봤고 유 전본부장은 눈맞춤 없이 자리에 앉았다고 합니다.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에 직면했다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지지율 하락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죠.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2021년 12월 22일) : 제가 시장 재직 때는 몰랐고요. 그러니까 하위 직원이었으니까… 제가 이분을 알게 된 거는 도지사가 돼서 재판받을 때 이 사람의 존재를 알게 됐고…]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 {오늘 이재명 대표랑 만나시는데 전에 말씀하실 것 있으세요?} 뭐 특별하게 없습니다. 거짓말 좀 안 하고 '했다' 하면 좋겠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오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는 처음으로 재판에서 만났습니다. "고 김문기 전 처장을 몰랐다"고 했던 것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입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의 이 발언이, 본인이 이 대표와 등을 돌리게 된 계기라고 밝힌 적도 있었는데 오늘도 "거짓말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이 대표를 겨냥했습니다.
이 대표는 말없이 굳은 표정으로 법정으로 들어갔는데요. 주변에선 이 대표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일었습니다. 이 대표를 향해 달걀 두개를 투척한 80대 남성은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오늘 유동규 씨와 첫 법정 대면인데요. 입장 있으신가요?} …]
국민의힘 소속 이기인 성남시의원은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호주 출장 사진 등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두 사람을 포함한 일행들은 당시 요트를 빌려 참돔낚시를 했고 골프를 칠 때는 두명 만 탈 수 있는 카트를 김 전 처장이 몰아 이 대표를 보좌했다는 게 유 전 본부장의 주장입니다. 반면 이 대표 측은 해외출장이 16차례 있었고 출장 때마다 성남시 공무원 10여명이 가서 김 전 처장을 기억하지 못했다는 입장인데요. 지난 몇차례 재판에서 "어떤 사람을 '안다' '모른다'고 말하는 건 주관적인 개념이고 호주 출장 사진과 영상을 봐도 두 사람이 눈을 마주친 일은 없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오늘 김 전 처장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대면보고를 했다며 보고서를 제시했는데 이 대표 측은 "업무 일지의 '2층보고'라는 부분만 보고 검찰이 직접 대면 보고한 것이라고 해석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느냐' 진실 공방인데 대선 당시 발언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하는 건 '정적 제거'를 위한 거라는 게 민주당의 기본 프레임이죠.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KBS '주진우 라이브' / 지난해 9월 9일) : 어떤 대통령도 상대방 경쟁자를 선거법 위반으로 고소한 적이 없어요.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유일하게 이재명 대표를 고발해가지고 지금 기소가 됐잖아요.]
격주로 재판에 출석하는 이 대표, 다른 검찰수사들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추가 체포동의안 전망도 나오는 상황에서 어제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습니다. 국민의힘은 앞서 이 대표와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언급하며 민주당을 압박했습니다. 자당 대표와 의원 체포동의안엔 '부결'을 던졌으면서, 어제는 최소 57표 이상의 '가결'표가 민주당에서 나왔다,, '내로남불'이라고 한 겁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법적 절차에 따른 것이어서 피할 수 없었던 일이라 하더라도 동료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가표를 던지는 마음이 매우 무거웠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혐의는 하 의원의 혐의와 비교해서 훨씬 더 중하고 무거운 것이었습니다. 이번 경우에도 내로남불 사례로 오래 기록될 것 같습니다.]
김기현 대표는 만약 이 대표의 체포안이 다시 국회로 온다면, '불체포 특권' 뒤에 숨지 말라고 직격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민주당이 적어도 양심이 있는 정당이면 이재명 대표가 가지고 있는 그 단군 이래 최대의 비리 의혹이라는 사태에 대해서 계속해서 국회를 방패막으로 삼는 그런 잘못된 행동들을 즉각 시정해야 할 것입니다.]
반면 민주당은 하 의원과 이 대표 사례는 다르단 입장입니다. '억까', 즉 억지로 까지 말란 말도 했는데요. 이 대표는 야당 대표로서 정치탄압을 받은 것이고, 하 의원은 개인 비리 사건으로 본인도 부인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김용민/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대장동 사건이나 이런 사건들 보면 객관적인 증거 하나도 없고, 그러니까 정치 탄압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하영제 의원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실제 인정한 녹취록이 있다라고 하고, 뭐 본인이 거기에 대해서 부인하는 얘기를 하지 않아요. 그래서 사안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이수진/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금 하영제 의원은 여당 의원입니다. 저희가 야당의 의원들 같은 경우는 실제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그리고 실제 정치 탄압을 받고 있다라는 상당한 국민적 공감이 있고…]
여기에 하 의원이 소위 '친윤'계가 아니란 점도 강조했는데요. 대선 당시 홍준표 후보의 비서실장이었단 겁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줄줄이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한 건 결국 '친윤 줄서기'의 일환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
[강훈식/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하영제 의원이 홍준표 대선주자의 비서실장이었어요. 그래서 이제 그 당 안에서는 친윤이 아니면 어떻게 된다라는 그런 시그널이 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51명이 서명을 쭉 하잖아요. 일사불란하게 불체포특권 포기하겠다고 줄 서는 거 보면서 '야, 정말 친윤체제로 확실하게 됐구나…']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당내 비판의 목소리도 있는데 들어가서 얘기해보고요. 이번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얘기해보겠습니다. 대표 당선 20여일 만에 지지율 하락 위기에 봉착했죠. 오늘 자 한국갤럽 정당지지율 조사 보시면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33%로 동률을 기록했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있었던 3월 첫주엔 국민의힘이 10%p차로 앞섰다가 점점 같은 지지율로 수렴한 겁니다.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무당층'이 29%로 지난 주보다 4%p 는 점이 눈에 띄죠. 양당 지지율 33%와 오차범위 내입니다. 김 대표가 과제로 내건 두 가지,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죠. 전자를 위해선, 오늘 취임 후 처음으로 PK를 방문해, 윤 대통령의 부산 엑스포 유치 노력을 추켜세웠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2030 월드엑스포가 당초 윤석열 정부가 출범할 때만 하더라도 매우 어려운 여건에 놓여 있었습니다. 대통령께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해서 지금은 상당히 가능성이 높아져있는 상황으로 바뀐 것은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후자, 내년 총선 승리입니다. 이를 위해선 '중도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는데요. 다름 아닌 이준석 전 대표의 얘깁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김 대표가 그 길을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유튜브 '영남일보' / 지난 29일) : 정치적 지형상 본인이 윤핵관의 등에 올라타가지고 대통령이 밀어가지고 당대표가 되니까 애매한 이야기를 계속하잖아요. 대통령이 저러고 있는 상황 속에서는 황우여 모드로 가야 되거든요. 본인이 황우여 모드 의식하고 있다고 하면 지금같이 할 수 없는 거거든…]
밖으로 보이는 '중도화' 전략은 둘째치고, 당내 '연포탕'도 아직 끓이지 못한 상태죠. 이 전 대표와 가까운 당원 모임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 줄여서 '국바세'는 '윤핵관 일색' 당직 명단'에 "지극히 구태적인 화전양면전술"이라는 강한 비판 성명을 냈습니다. 대표 경선에 나섰던 천하람 당협위원장을 포함한 '천아용인'을 중용해야 한단 당내 일각의 주장엔, '친윤' 이철규 사무총장이 대신 나서서 아예 선을 그었습니다.
[이철규/국민의힘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국민들의 공감을 얼마나 받는지도 지켜봐야 될 것이고요. 하여튼 마치 우리 당이 그들이 함께 하면, 그들이 당을 이끌어야지 개혁이 되고 또 이 보수의 가치가 지켜지는 것처럼 알리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다라는…]
그렇게 구성된 '친윤' 당 지도부, 오히려 강경 보수 쪽에 구애하면서 논란이 됐죠. 김재원 최고위원은 목사 전광훈씨를 잔뜩 추켜세웠다가 또다시 사과를 했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유튜브 '미주한인문화재단' / 현지시간 지난 25일) : 전광훈 목사께서 또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을 해서 요즘은 그나마 광화문이 우파 진영에게도 민주노총에 대항하는 그런 활동 무대가 되어서 그나마…]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앞으로 '전'자도 꺼내지 않겠습니다. 저는 앞으로 전광훈 목사님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하여튼 모두 다 제 잘못입니다.]
천하람 당협위원장은, 당 상황상 전씨를 비롯한 보수유튜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는데요.
[천하람/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KBS '더 라이브' / 어제) : 수십만 이렇게는 아니더라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몇 만 단위 정도는 있고, 이게 최고위원 선거 같은 경우에는 5% 정도만 움직여줘도 당락이 갈리기 때문에 지금 그러다 보니까 저는 전광훈 목사에 대해서 의식하는 어떤 그런 분위기가 국민의힘 내부에 일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최고위원을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도 있었죠. 바로 홍준표 대구 시장입니다. 홍 시장과 김 최고위원과의 '악연'은 익히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엔 '징계'와는 거리를 둔 김기현 대표의 스타일을 문제 삼았습니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판사 식 당 운영으론, 당을 역동적으로 끌고 갈 수 없다고 했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음성대역) : 당 대표가 카리스마가 없고 미지근한 자세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당 운영을 하게 되면 당은 힘든 시간을 보내게된다. 내지르고 보는 것이 검사식 정치라면 살피고 엿보는 정치는 판사식 정치다. 그러나 지금은 살피고 엿볼 때가 아니다.]
검사 출신 홍 시장, 검사식 당 운영이 그리운 걸까요. 최근 당 내 일각에선 한동훈 법무장관의 총선 차출설이 일었죠. 한 장관은 이미 '셀럽'이라면서 후보로 나서는 건 물론이고 일종의 '사령탑' 역할까지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민주당에선, 한 장관 차출설, 김기현 대표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단 인식의 반영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강훈식/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그거는 반대로 김기현 대표에 대한 뭐랄까, 기대감이 상실됐다는 방증이라고 봅니다. 신임 대표가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한동훈 장관의 차출론이 나오는 건 이 대표로, 이 대표 얼굴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라는 당내 일각의 인식이 반영됐기 때문에…]
한 장관의 총선 차출설에 대해선 당내 의견이 엇갈리죠. 친윤계, 이철규 사무총장은 "아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철규/국민의힘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추미애 장관, 박범계 장관, 이런 분들의 모습을 보다 보니까 법무부 장관이 막 그래도 되는 것으로 우리가 좀 이렇게 오해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지금 한동훈 장관은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직분에 충실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 직분에 충실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의 모습을 보다 보니까 법무부 장관이 그렇게 되는 것으로 우리가 좀 이렇게 오해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지금 한동훈 장관은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직분에 충실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 직분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발표된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 국민의힘과 민주당과 무당층이 나란히 1/3 씩 가져간 점이 눈에 띄는데요. 어느 당이 먼저 변화하느냐에 따라 지지율 변화의 방향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재명·유동규, 법정서 첫 대면…김기현 위기에 '한동훈 차출설'? >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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