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국회를 직접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국회가 총리를 추천하면 수용하겠다고 했습니다.
오전 10시 30분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좋은 분을 추천해 주신다면 총리로 임명하겠다"며 야당이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반대해 온 김병준 총리 후보자의 지명을 사실상 철회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또 "추천한 분을 총리로 임명해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해 나가겠다"며 권한 이양 문제도 언급했습니다.
정세균 의장은 각 정당에 대통령의 말을 잘 전달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인물,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물을 찾겠다고 화답했습니다.
또 촛불 민심을 잘 수용해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정 의장은 조금전 오후 2시부터 여야 3당 원내대표와 만나 박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을 설명하고 총리 추천 문제를 상의하고 있습니다.
한편, 김병준 후보자는 새 후보가 나올때까지 자진사퇴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통령이 입장하는 동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 소속 일부 의원과 보좌진들이 피켓 시위를 벌였습니다.
'하야하라', '국정에서 손떼라'같은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나왔는데요, 박 대통령이 도착하자 "퇴진하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야당은 박 대통령이 국회 방문도 소통없이 기습적으로 했다며 불쾌감도 나타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대통령 방문 소식을 뒤늦게 알았다면서 국회의장과의 면담도 고작 13분에 그쳤다며 박 대통령은 변하지 않았다고 비난했습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에게서 총리직 제안을 받은 동교동계 인사가 있다며 청와대와 여권의 인식이 여전히 안이하다고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