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침이슬을 작곡한 가수 김민기 씨가 73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대의 불의를 노래로 저항했고, 대학로에서 후배들의 '뒷것'을 자처했던 그의 생애를 정혜진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김민기가 1970년 발표한 아침이슬은 유신 정권과 군부 독재의 긴 시간, 부를 수 없는 노래였습니다.
[김민기 : 이한열 군 그 장례식 때, (사람들이) 그 노래를 음울하게 부르는데, 그 순간에 그 노래는 그 사람들의 것인 것이죠.]
노래로 저항했던 시기를 보낸 뒤, 1991년 3월 대학로 한 모퉁이에 배움의 밭이라는 뜻의 소극장 '학전'을 세웠습니다.
180석 규모의 직은 공간에서 33년간 약 700여 명의 문화예술인을 키워냈습니다.
고 김광석은 학전에서 1천 회 넘게 공연했습니다.
김민기가 연출한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공연 횟수만 4천752회에 달하고,
[김민기 (2001년) : '지하철 1호선'을 통해서 현재 진행형의 한국 사람의 모습을 만날 수 있으리라고 그렇게 기대를 하고.]
배우 황정민, 설경구, 조승우 등이 이 뮤지컬을 통해 연기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러다 지난 3월 암 투병 소식과 함께, 김민기는 학전 폐관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분신 같던 학전 문을 닫은 지 넉 달 만에, 향년 73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빈소에는 조문이 이어졌습니다.
[장현성/배우 : 좀 더 오래 저희 곁에 계셔주셨으면 감사했을 텐데 좀 마음이 많이 황망합니다.]
평생 음악극과 아동극에 전념하고 어려운 예술가들의 처우 개선에 힘썼던 김민기.
그는 무대 위 후배들을 앞것, 조명 뒤 자신을 뒷것이라고 했습니다.
[설경구/배우 ('SBS 스페셜' 인터뷰) : 선생님 성격, 안 나서는 거죠. 앞으로 안 나서고 안 나서시고, '뒷것'(이라고….)]
"할 만큼 다 했다"는 유언을 남긴 그는 이제 영원한 아침이슬이 되어 영면에 들었습니다.
[김민기 '아침이슬' (1990년 8월 18일 '겨레의 노래' 공연) :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최혜란, VJ : 오세관)
정혜진 기자 hj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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