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믿고 사건을 맡겼던 변호사가 알고 보니 소송을 하지도 않고 승소했다고 거짓말을 했다면 어떠시겠습니까?
변호사가 판결문까지 위조해 의뢰인을 감쪽같이 속인 사실이 YTN 취재 결과 확인됐는데, 이 변호사는 이전에도 의뢰인의 공탁금을 마음대로 썼다가 징계를 받은 전력도 있었습니다.
이현정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휴대전화 도매업을 하는 자영업자 박 모 씨.
2년 전, 갑자기 잠적한 거래업체를 상대로 위약금 청구 소송을 하기 위해 A 변호사를 선임했습니다.
수임료 880만 원을 줬고, 중간에 가압류를 신청했다고 해 공탁금 명목으로 5백만 원까지 건넸습니다.
그로부터 1년 정도 지난 지난해 12월 A 변호사는 1심에서 이겼다는 반가운 소식을 알렸고, 박 씨는 330만 원을 추가로 주고 항소심까지 맡겼습니다.
그런데 A 변호사는 좀처럼 판결문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박 모 씨 / 피해자 : '(판사들이) 가서 공부하다가 왔다, 몸이 안 좋아서 병가를 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차일피일 미루는 거예요.]
수개월 뒤 판결문을 건네받긴 했는데,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박 씨는 직접 법원을 찾았고, 사건이 접수된 적조차 없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판결문도 정교하게 위조된 가짜였습니다.
해당 변호사가 승소했다며 보내준 판결문인데요, 글씨체부터 형식까지 실제 판결문과 똑같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재판부의 서명과 도장도 빠져 있고, 판사들도 해당 법원에는 없는 엉뚱한 이름들입니다.
A 변호사는 박 씨를 속인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박 모 씨 / 피해자 : (변호사가) 한다는 소리가 일단 미안하다. 자기가 지금 번아웃이 왔다. 두 번째로 자기가 3억 원의 사기를 당했다. 그래서 지금 심리상태가 많이 안 좋다.]
그런데, YTN 취재 결과 A 변호사의 비위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전에도 다른 사건 의뢰인이 맡긴 담보 공탁금을 마음대로 썼다가,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과태료 2천만 원을 부과받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A 변호사는 박 씨에게 합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는데, 취재에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A 변호사 : 기자님인지 제가 신원도 잘 모르고요. (저는) 취재에 응할 이유가 없다니까요. (해명할 기회 드리는 거라고요) 그 기회 안 주셔도 돼요.]
박 씨와 동업자는 1년여 동안 거짓말에 속았다는 사실에 충격받아 정신과 치료까지 받는 상황.
[박 모 씨 / 피해자 : 막 공황장애도 오고 아무도 얘기를 못 믿겠는 거예요. 의사 맞는지 의사 선생님께 여쭤봤어요.]
이들은 변호사를 상대로 조만간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입니다.
YTN 이현정입니다.
촬영기자 : 이근혁
YTN 이현정 (leehj031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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