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의 한 무인 창고에서 보관 중이던 현금 수십억원이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현장엔 현금 대신 종이다발이 채워져 있었고, '모른 척하라'는 협박성 메모도 있었는데, 결국 경찰에 붙잡힌 범인은 이 창고 관리인이었습니다.
김지윤 기자입니다.
[기자]
건물 화장실 문을 여니 상자가 쌓여 있습니다.
상자 안에는 돈뭉치가 들어 있습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의 한 무인 임대형 창고에 캐리어 6개로 나눠 보관하던 현금 68억원이 없어졌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경찰이 갔을 때 캐리어 안에 돈 대신 A4용지가 채워져 있었고, "내가 누군지 알아도 모른 척 하라, 그러면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모가 들어 있었습니다.
경찰은 닷새 만인 지난 2일 경기 수원시에서 범인을 잡았는데 40대 창고 관리자였습니다.
[김하철/서울 송파경찰서 형사2과장 : 범행 시간대 CCTV 전원이 차단되고, 기록도 삭제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창고 관리자였던 피의자는 쉽게 잠금장치를 풀고 창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녁 7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6시간에 걸쳐 현금다발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다른 층의 창고를 빌려 돈을 이틀간 보관한 뒤 어머니와 함께 부천에 있는 한 건물 창고에 돈을 숨겼습니다.
이 남성은 "창고를 둘러보다 우연히 보고 욕심이 났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보관돼 있던 40억 이외에 나머지 돈의 행방을 찾고 있습니다.
보통 절도 피해금은 수사가 끝나면 피해자에게 돌려줍니다.
하지만 경찰은 액수가 큰 만큼 범죄와 관련된 건 아닌지 먼저 확인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공영수 / 영상편집 배송희 / 영상디자인 김현주]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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