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체불명 마스크맨 국회에 가다 >
[기자]
오늘(10일)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진실화해위원회 고위급 간부가 마스크를 쓰고 나와서 논란이 됐습니다.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서 마스크를 벗어 달라 요구했지만 끝까지 거부했습니다.
전직 정보요원이라 신변 안전 등의 이유를 들었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신정훈/국회 행정안전위원장 : 마스크를 벗어주실 것을 다시 한번 요구합니다.]
[황인수/진실화해위 조사1국장 : 위원장님, 저는 전 직장인 국가정보원에서 28년 동안 매국노를 찾아내고 처벌하는 일에 매진했습니다.]
[앵커]
예민한 일을 한 국정원 출신이라 얼굴을 공개할 수 없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정작 신분 노출의 위협을 느껴서 얼굴을 공개할 수 없다는 건 납득이 안 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는 거죠.
'셀프 입틀막'이 아니라 '셀프 얼틀막'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거듭해서 마스크를 벗으라는 요구를 받자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살짝 보여주면서 본인이 맞다고 주장합니다. 계속 보시죠.
[신정훈/국회 행정안전위원장 : 본인이 해당되는 그 당사자인지 누구인지 확인해야지 국정감사의 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황인수/진실화해위 조사1국장 : 저는 제가 황인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위원장님.]
[신정훈/국회 행정안전위원장 : 그걸 누가 믿습니까! {본인 맞냐고 물어보시잖아요.} 본인 맞습니까?]
[황인수/진실화해위 조사1국장 : 본인 맞습니다.]
그런데 이미 황인수 국장 얼굴이 공개된 적이 있습니다.
위원장이 저렇게 과거 회의 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온전한 얼굴이 공개된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진들, 온라인에서 찾으면 금방 나오는데 국회 증인으로 출석해서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던 겁니다.
[앵커]
이렇게 얼굴이 다 공개돼 있는데 왜 그러는 건가요?
[기자]
그래서 신정훈 위원장은 국회를 모독하는 것이자 조롱하는 거라고 강하게 지적하면서 강제 퇴장시켰습니다.
그런데 황 국장,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6월과 7월 같은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도 마스크를 쓰고 나와서 마스크를 벗으라는 요구에 끝까지 거부했습니다.
역시 강제퇴장을 당했는데 오늘이 세 번째고요. 이런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이미 야당에서는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했지만 오늘도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나온 겁니다.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에게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했지만 김 위원장은 "위원장 재량으로 부하들에게 마스크를 쓰라, 말라 얘기할 수 없다"고 소극적으로 답변했고요. 김 위원장도 같이 강제 퇴장당했습니다.
[앵커]
지금 현직은 아닌 거잖아요. 그렇죠?
[기자]
국정원은 지금 전직인 거죠. 그래서 좀 찾아봤습니다.
현직은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직 신분이라서 공개된 장소에서 신원 노출을 할 수 없다'? 이 근거는 좀 희박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왜냐, 다른 요원들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하동환 전 국정원 대구지부장인데 30년 동안 대공수사를 했던 잔뼈가 굵은 베테랑입니다.
보수 언론에 나와서 야당 비판을 많이 했는데 얼굴을 공개하고 얘기한 적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죽하면 국민의힘에서도 황 국장의 태도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이성권/국민의힘 의원 : (정보위원인) 저도 조금 궁금해서 국정원 쪽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까 여기에서 나와서 마스크를 써야 될 의무가 있다고 대답하진 않습니다.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조치들이 좀 필요하지 않은가…]
[앵커]
이게 한 번이 아니었다고 하니까 좀 더 의아합니다.
이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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