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세대학교 수시 논술 전형에서 시험 전 일부 문항 관련 내용이 유출됐단 주장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제 한 고사장에선 시험지가 일찍 배부됐다가 회수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응시생들은 재시험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연세대 측은 "공정성을 훼손시킬 만한 행위는 파악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윤정식 기자입니다.
[기자]
연세대학교에서는 지난 12일, 수시 자연계열 논술 전형 시험이 진행됐습니다.
시험 시작 시간은 오후 2시였습니다.
그런데 한 고사실에서 오후 12시 55분에 시험지가 먼저 배부됐고 1시 10분쯤 다시 회수됐습니다.
시험 시작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감독관이 시험지를 정리하는데 1문항 그림이 보인다"며 "정사각형 4개 등분되는 직사각형 그림이 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낮 1시가 조금 넘어서는 "우리 고사실에선 시험지를 줬다가 걷어갔다", "정사각형에 직사각형 4개면 벡터문제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이 논술 시험엔 단답형 문항 6개, 서술형 문항 4개로 총 10개의 문제가 나왔습니다.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1번 문항은 10점짜리였습니다.
[김모 씨/연세대 논술시험 응시생 : 추후에 문제 직접 받고 보니까 진짜 그 사람이 말했던 그런 형태의 도형이 그대로 나와서 놀라긴 했죠. (문제를 먼저 봐뒀으니) 암산을 한다거나, 관련된 걸 더 찾아본 친구들은 좀 더 이득을 챙기고…]
일부 학생과 학부모는 재시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세대 측은 "논술 시험의 공정성을 훼손시킬 만한 행위는 파악되지 않았고 경찰 조사로 사실을 규명하겠다"면서 "재시험까지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10점짜리 4-2번 문항에는 원래 'b'로 적혀 있어야 했던 부분이 'a'로 잘못 표기된 겁니다.
연세대 측은 "시험 종료 30분 전에 수정사항을 공지하고, 시험시간을 20분 연장해줬다"고 공지했습니다.
학생들은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박모 씨/연세대 논술시험 응시생 : 누군가는 4-2번에 30분을 썼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이거 마지막 문제니까 좀 어렵겠지' 하고 그냥 넘어갔을 수 있잖아요. 학생 간의 차이가 너무 많이 발생한다는 거죠.]
교육부는 "개별 대학의 입시 상황에 원칙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면서도 "사실 관계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만일 응시생이 소송 등 조치에 나선다면 대학 입시 일정에 큰 지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영상편집 이화영 / 영상디자인 정수임 허성운]
윤정식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