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2월 인천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화물기.
러시아 모스크바 세레메티예보 공항을 경유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하는 노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화물기에 대해 이듬해 러시아 당국은 과징금 41억 5800만 루블, 우리 돈 580억원가량 내라고 명령했습니다.
"세레메티예보 공항을 떠나면서 공항세관의 직인 날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러시아 법원에 다시 재판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지난달 말 러시아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대한항공이 물게 된 금액, 또 있습니다.
과징금 미납에 따른 부과금으로, 미납액의 두 배인 83억 루블, 우리 돈 1천160억원 상당이 추가됐습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JTBC에 "(경유 당시) 전자로 승인받는 절차는 다 마쳤는데 서류에 실물도장을 날인받는 과정만 빠진 것"이라며 "위법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무리한 법을 적용해 과도한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대한항공은 추가 과징금에 대해서도 다시 판단해 달라고 러시아 법원에 요청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러시아 대법원이 명령한 과징금은 대한항공이 당장 내고 싶어도 낼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의 대러 제재로 현재는 대규모 송금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훗날 대러 제재가 풀리고 직항 노선을 다시 운항하게 돼도 대한항공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대한항공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인 2022년 3월부터 러시아 경유나 직항 노선 모두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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