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는 43만 점이 넘는 유물들이 보관돼 있습니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모아놓은 보물창고라 할 수 있는데, 이 수장고에 물이 새면서 유물 일부가 훼손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채승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겹겹이 쌓인 보안장치를 9번이나 풀고, 두꺼운 철문을 열고서야 들어갈 수 있는 곳.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입니다.
유물 43만여 점이 잠들어있는 보물창곱니다.
자동 온습도 조절은 물론, 진도 7의 지진에도 끄떡없도록 설계됐습니다.
그런데 넉 달 전인 지난 6월 19일 19개 수장고 중 두 곳의 천장에서 물이 샜습니다.
바로 위 식당 배관에서 물이 내려온 겁니다.
목제, 비철금속 유물이 보관돼 있는 7·8 수장고가 침수피해를 입었습니다.
사고 일주일 전에도, 당일에도 누수 감지기가 울렸지만 박물관 측은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습니다.
나무로 된 수장고 바닥과 벽은 훼손 부분을 뜯어내야 했고, 유물 7점도 망가졌습니다.
조선 시대 목제장은 오물을 뒤집어썼고, 미얀마의 불탑을 형상화한 19세기 공양구 안에도 물이 스며들었습니다.
박물관 측은 심각한 피해는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 : 지금 한 일곱 점 정도가 일부 물이 닿아서 흡습 되었는데 현재는 보존 처리가 다 완료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후 박물관 측의 대처도 허술했습니다.
매달 하는 시설점검에서는 수장고 누수 사실을 쏙 빼놓고 양호하다고 표시했고 보수공사를 맡은 공사업체 출입기록은 누락됐습니다.
[양문석/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 농가의 농기구 관리보다도 허술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충격적이고요. 관리 체계에 대해서 투명하지 못했다는 거잖아요.]
박물관 측은 상황이 급박해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이학진 박대권 / 영상편집 유형도]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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