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초선 국회의원이 집중 호우가 쏟아지던 지난달 군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습니다. 이때 골프장 일부가 물에 잠길 정도로 비가 내리자 직원들이 경기를 중단시켰는데, 해당 의원은 계속 골프를 치겠다며 직원들을 상대로 30분 가까이 따졌습니다. 여군 최초 '투스타' 출신 국민의힘 강선영 의원인데, 당시 골프장 직원들은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먼저 하혜빈 기자입니다.
[기자]
육군이 운영하는 경기 이천시 소재 골프장 클럽하우스입니다.
지난달 21일, 강선영 의원은 군 출신 보좌진 2명 등이 안내데스크 앞을 오갑니다.
보좌관은 남아 계속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이런 상황은 오전 11시 33분부터 약 30분 가까이 계속됩니다.
오전 집중 호우로, 경기장 일부가 물에 잠겼다며 경기를 중단하자 필드에서 나와 항의를 한 겁니다.
태풍 '플라산'의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리고 피해 신고가 잇따르던 시기였습니다.
골프장 내부 보고서에도 당시 상황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경기를 왜 중단시켰냐"면서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경기를 다시 하면 되지 않냐"고 따졌다고 했습니다.
당시 직원들은 "당신과는 할 말이 없으니"라는 강 의원의 말에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신 "죄송합니다"라고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괴감과 굴욕감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강 의원은 여군 최초 소장 출신으로 22대 국민의미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강선영/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지난 8일) : 복지시설은 원칙적으로 현역과 예비역을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 의원은 당일 골프장에 간 것은 "군 복지 시설 운영을 점검하는 차원으로 방문한 것"이라며 "운동을 못 할 정도로 비가 많이 오진 않았고, 골프장 측의 일방적인 결정에 단순히 질의를 한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문제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강선영 의원실이 피감기관인 군 골프장 직원들을 상대로 왜 골프를 못 치게 한 거냐고 지속적으로 따졌다는 겁니다. 강 의원실 보좌관은 골프장 직원들을 직접 만나 항의하면서 국정감사와 군 내부 수사까지 언급했습니다.
이어서 하혜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5일, 국정감사 관련 설명을 하러 국회를 찾아온 골프장 관계자들에게 강선영 의원실 소속 보좌관이 나흘 전 일을 꺼냅니다.
[최모 보좌관/강선영 의원실 : 얼마나 화가 납니까? 우리는 전투적으로 비를 맞고 (골프를) 치겠다는데. 국정감사의 수위를 어떻게 조절할 거냐. 이 단계가 쭉 나열돼 있고요.]
경기를 왜 중단시켰냐며 따지듯 항의를 계속합니다.
[최모 보좌관/강선영 의원실 : (골프장에서) 나오고 나서 보니까 그 이후에 비가 좀 잦아들었다고 손님을 또 다 받는 겁니다. 잔디가 망가지니까 골프를 중단시켰다. 그러면 뒤에 손님은 왜 받습니까? 오후 팀을 왜 받아요?]
이 밖에도 여러 문제가 많다며, 군 감찰 담당자들이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언급합니다.
[최모 보좌관/강선영 의원실 : 감사를 하시는 분이 수사를 받아요. 자정적인 능력을 상실한 겁니다. 수사를 취하하든지 말든지 그거는 알아서 하시는 거고.]
보좌관의 항의를 들은 골프장 관계자들은 당시 부당한 압박을 느꼈다고 주장합니다.
해당 보좌관은 JTBC에 "골프장 방문 이전부터 군 복지시설 전반에 대한 감사를 오래 준비해 왔다"면서 "골프장 측의 경기 중단에 대해 단순히 질의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김영묵 정철원 손준수 홍승재 / 영상편집 류효정 / 영상디자인 조영익 신하경]
하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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