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한밤 중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일본 정부 당국자들이 "쿠데타 같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중화권 매체도 계엄 선포에 "1980년대 권위주의 지도자 시대가 떠오른다"고 평가했습니다.
한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교도통신에 "군을 움직이는 것은 쿠데타나 다름 없다"며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계엄은 엄청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총리 관저 관계자도 "쿠데타 같은 행위"라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 역시 "놀랐다"며 "윤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을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해 왔지만, 이런 방법으로 나올 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비상 계엄이 선포된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국방부 청사 입구 앞에 바리케이트가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정부가 관련 정보 수집에 급급한 상황이라면서 "경제와 한일관계 등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수 없다. 현지 교민과 일본 기업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 서울과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이 4일 이후 임시 휴업할 가능성 △ 내년 1월 이시바 총리가 방한해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 하도록 조정하던 일정 변경 가능성 등을 언급했습니다.
중화권 매체도 계엄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배경과 향후 파장을 전했습니다. 중국 관영 CCTV와 대만 자유시보는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실시간 속보를 띄웠습니다.
특히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에서 계엄령이 선포된 건 1980년대 이후 처음이라며 "이 놀라운 조치는 1980년대 이후로 이 나라에서 볼 수 없었던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의 시대를 떠올리게 했으며 즉각 야당과 여당 지도자로부터 비난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 실시간 검색어에도 계엄령 해제 요구와 국회 앞 충돌 현장 등 관련 단어 5개가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이지혜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