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참사가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는 활주로 착륙 허가를 받은 뒤 충돌까지 단 9분이 걸렸습니다.
각종 의문과 의혹들이 남아있는데, 박소희 기자가 짚어 봤습니다.
◀ 리포트 ▶
오전 8시 54분.
방콕 여행을 마친 제주항공 7C 2216편이 무안공항으로 접근합니다.
모든 게 순조로웠고, 관제탑은 착륙을 허가합니다.
내려설 활주로 방향은 01번.
그런데, 3분 뒤인 8시 57분.
관제탑에서 조류를 회피하라는 주의 경고를 보냅니다.
그리고 2분 뒤, 조종사는 갑자기 '비상', '메이데이'를 반복해 외칩니다.
상황이 급변한 겁니다.
이 시각, 한쪽 날개 엔진에선 흰 연기가 선명하게 포착됐습니다.
'조류 충돌'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유경수/국토부 항공안전정책관]
"조종사가 조류 충돌이라고 언급을 하면서 비상 선언을 하고 복행을 하겠다고 관제탑에 통보를 하게 됩니다."
이 시점부터 여객기는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 맞닥뜨립니다.
'메이데이' 직후인 오전 9시, 1차 착륙에 실패한 여객기가 고도를 높이며 기수를 틉니다.
이른바, '고 어라운드(go around)' 복행을 시도합니다.
1분 뒤, 관제탑에선 같은 활주로에 역방향으로 들어오도록 서둘러 착륙 허가를 내립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사고 여객기는 180도로 급하게 방향을 꺾습니다.
통상의 복행처럼 크게 선회하지 않았습니다.
활주로에 내려앉은 건 1차 착륙에 실패한 지 불과 2분 뒤였습니다.
[김현덕/한국항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
"상당히 급박한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180도 선회해서 내렸다라고 이제 유추를 할 수가 있겠습니다."
게다가 처음 착지한 곳은 활주로 초입에서 이미 1천 2백 미터나 지나친 지점이었습니다.
영화에서나 보던 아찔한 동체 착륙, 기수가 들릴 정도로 무서운 속도였습니다.
[장대희/사고 목격자]
"점점 비행기 속도가 안 멈추길래 이제 이상하다 이상하다 했는데‥속도가 아예 줄지 않고 부딪히고 부딪히고 하더라고요."
기체 밖으로 나와야 할 '랜딩 기어'는 보이지 않았고, 바람을 거스를 날개의 '플랩'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제동 장치가 모두 멈춰버린 셈입니다.
활주로 끝단을 완전히 벗어나 마주친 콘크리트 구조물.
안테나가 설치된 이 방위각 설비는 거대한 폭발을 일으킨 최후의 벽이 되고 말았습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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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희 기자(so2@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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