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기차 화재사고가 잇따르고 있지요.
불이 빠르게 번지고, 끄기도 어려워서 불안감이 큰데, 최근에 전기차 화재 사고들이 어떻게 일어난건지, 보통의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보면 어떤지, 진송민 기자가 경찰 조사 결과를 정밀 분석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5일 밤 경북 영주.
전기차 택시가 건물 기둥에 충돌했습니다.
[황민구/법영상분석연구소장 : 충격과 동시에 왼쪽 바퀴 쪽 보면. (불이 올라오네요.) 네, 불이 올라와요. 하단부 밑에서 지금 화재가 발생한 거예요.]
10초 만에 불길은 차량 상단보다 높아졌고, 운전자는 숨졌습니다.
[영주경찰서 관계자 : 살아계실 때 만약에 불이 났으면, 호흡하면 이제 그을음이 들어가잖아요. 그런데 그런 건 없다고 나와 있거든요.]
사망 원인은 화재가 아닌 충돌이라는 게 경찰의 결론입니다.
차량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고, 사고기록장치에 남은 충돌 순간 시속은 114km였습니다.
지난해 6월, 남해고속도로에서는 전기차가 요금소 충격흡수대에 충돌한 뒤 불이 났습니다.
[견인차 기사 : (충돌 후) 2, 3초 사이에 불이 바로 붙었고, 그 불길이 너무 셌고, 처음부터. 그분들(요금소 직원들)이 하시는 말이 '(차 안 동승자가) 살려달라고 하는데, 폭발이 있어 접근을 못 했다'고 하더라고요.]
경찰 관계자는 이 사고도 희생자들의 사인은 충돌이었고, 충돌 순간 시속 96km였다고 조사 결과를 전했습니다.
화재의 주원인이 고속 충돌이라는 얘기인데, 그렇지 않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지난달 26일, 부산 만덕터널 50m 앞에서 전기차 주행 중에 화재 위험에 처한 이서희 씨.
이 씨는 터널로 진입하지 않고, 차를 세운 뒤 신속히 119에 신고했는데, 신고 직후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이서희/전기차 화재 피해 운전자 : 터널 안에 들어갔으면 다른 차들에 피해나 인명피해 같은 것도 있었을 수도 있었으니까.]
지난 9일, 서울 성동구 서비스센터에서도 주차돼 있던 전기차에 불이 났습니다.
[양병진/전기차 화재 피해 운전자 : 차량에서 제가 지금까지 타다가 못 느꼈던 소리들이 자꾸 나는 거였어요. 터지는 소리가 4번, 5번째쯤에 이런 발화가 시작된 상황이었죠.]
두 화재 모두 발화 원인은 조사 중입니다.
현대차는 지난 12일, 아이오닉5 전기차의 충돌 실험을 했습니다.
시속 64km였는데, 배터리 화재는 없었습니다.
충돌이라도 시속 60km대라면 화재 가능성은 적다고 부각한 셈입니다.
지난해 내연기관차 화재는 4천512건, 전기차는 44건이었습니다.
같은 10만 대당 몇 대인지 환산하면, 19대와 11대로 전기차가 절반 수준.
그런데, 화재 1건당 사상자 수를 따져보니 0.04명 대 0.09명으로 전기차가 조금 더 많았습니다.
고속 충돌을 제외하면 화재 위험은 낮지만, 일단 불이 나면 더 위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CG : 김홍식)
진송민 기자(mikegog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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