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에 하나뿐인, 학교 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기숙형 대안학교가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3백 명 넘는 학생들이 거쳐갔는데, 건물이 너무 낡아서 무너질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학교를 옮기려 하고 있지만 이것도 쉽지가 않다고 합니다.
조보경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출입금지 표시가 붙었습니다.
바닥은 눈에 띌 정도로 기울었습니다.
몇달 전만 해도 아이들이 잠을 자던 곳입니다.
[이정희/해맑음센터 교사 : C등급이니까 굳이 뭐 '애들 지내도 괜찮다'라고 해서 저희는 안 될 것 같다. (지난해 11월에) 다시 검사를 했고 그랬더니 D등급이 나와서 (학생들) 빼라.]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학폭 피해자들을 위한 대안학교인 해맑음센터의 현실입니다.
그나마 낫다는 교실건물 역시 곰팡이로 뒤덮혔습니다.
성한 곳을 찾는게 어렵습니다.
학생들이 공놀이도 하고 각종 행사를 하던 강당입니다.
그런데 조금 이동해보면 건물바닥에 틈이 생긴걸 볼 수 있는데요.
이 건물 역시 붕괴위험으로 지금은 폐쇄된 상태입니다.
일대가 개발제한지역으로 묶여있다보니 다시 지을 수도 없습니다.
30명이던 정원은 10명으로 줄었습니다.
[A씨/해맑음센터 수료생 : 학교에서 저희가 매일 숨어 지내다가 저희가 활기차게 지낼 수 있는 곳이 있으니까 그런 게 좋았던 것 같아요.]
결국 학교를 옮길 곳을 찾고 있는데 후보지 3곳 모두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이정희/해맑음센터 교사 : 무너져야만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고 다시 옮긴다고 얘기해주고. 학령인구의 50% 이상이 경기랑 서울이에요. (옮기면) 아이들이 훨씬 많이 올 수 있어요.]
시설이 오래되거나 접근성이 나쁘다는 게 학교측 입장입니다.
[김희진/해맑음센터 교사 : 아이들이 조금 답답해하기도 하고. (학교에서) 다양하게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대로면 상처받은 아이들에게는 유일했던 치유의 장소가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조보경 기자 , 정상원, 정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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