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번 사고,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습관도 이참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른바 '한 줄 서기' 문화, 한쪽엔 승객들이 줄지어 서 있고, 다른 쪽에선 걷거나 뛰는 게, 기계에 과도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송정훈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지하철역.
오후 시간대라 이용객이 적은데도, 승객 대부분 오른편에 줄지어 탑승합니다.
왼쪽은 어쩌다 한 두 명씩만 걸어서 오르내릴 뿐, 거의 비어있다시피 합니다.
나란히 걸어오던 일행조차 에스컬레이터를 탈때 앞 뒤로 서서 대화를 나눕니다.
[이혜린/윤수영]
" 저는 뒤에서 이제 누가 사람 올라올 수도 있으니까 그냥 한 줄로 올라오면 좋을 것 같았어요.", "저도 뭔가 한쪽으로 서야 된다고 옛날부터 그냥 생각을 해와서 그냥 자연스럽게"
에스컬레이터 옆 벽면과 천장 곳곳엔 '두줄서기'를 하라거나 '걷거나 뛰지 말라'는 표어가 붙어 있습니다.
계도와 현실이 따로 노는 겁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이렇게 오른쪽에서는 서있고, 왼쪽에서는 걸어가는 문화가 정착돼있습니다.
[최승준]
"저는 말은 안 했는데 뒤에서 가방을 툭툭 치더라고요. 눈치가 보이고 하니까, 사람들 출근시간이고 해서 저도 빠르게 내려갔어요."
사실상 공중도덕처럼 자리 잡은 '한줄서기' 습관.
걷거나 뛸 때 발판에 가해지는 충격이 도리어 동력장치 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황수철/한국승강기대학교 교수]
"에스컬레이터 설계는 사람들의 몸무게를 실어나르는 설계거든요. 걷고 뛰고 하기 때문에 동하중에 의한 충격량이 몸무게보다 한 10배에서 20배 높아요."
우리나라에서 한줄서기가 정착된 건 1998년부터입니다.
바쁜 사람을 배려하자는 취지였는데, 안전 사고와 고장 등의 우려로 2007년 '두줄 서기'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한번 정착된 '한줄서기' 문화는 좀처럼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송정훈입니다.
영상취재: 전승현 / 영상편집: 최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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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전승현 / 영상편집: 최문정
송정훈 기자(junghu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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