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주한 중국대사가 윤석열 정부의 미국 중심 정책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관저로 초대한 자리에서 나온 발언인데요.
미국의 승리와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건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나세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어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만찬에 앞서 미리 준비한 발언문을 10여분간 읽어 내려갔습니다.
시작부터 작심한 듯, 한중 관계 악화의 책임이 한국측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싱하이밍/주한 중국대사]
"현재 중한 관계가 많은 어려움에 부딪혔습니다.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습니다."
먼저, 대만 문제를 남북 관계에 빗댄 윤석열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를 겨냥해, 한국과 중국이 서로의 핵심 관심사항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정부를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한다고 한 한중 수교 당시 합의를 상기시키며 대만 문제에서 한국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싱 대사는 한발 나아가 미중 갈등 국면에서 중국의 패배에 판돈을 거는 건 오판이라고 단언했습니다.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싱하이밍/주한 중국대사]
"미국이 승리할 것이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그런 '베팅'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잘못된 판단입니다."
중국 편향 논란이 일던 박근혜 정부 시절, 당시 미국 바이든 부통령이 청와대를 방문해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지 말라"고 한 걸 그대로 인용한 겁니다.
외국 대사가 야당 대표와의 만남을 계기로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건 이례적입니다.
한편, 싱 대사는 이날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공동 대응하자는 이재명 대표의 제안에 "한국과 협력하겠다"고 호응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이 태평양을 자기 집 하수도로 삼고 있다, 지극히 무책임한 행위"라고 일본 정부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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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세웅 기자(salt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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