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이끈 '6.10 민주항쟁'.
내일 36주년을 맞아, 항쟁의 구심점이었던 명동성당에서 기념식이 열립니다.
그런데 매년 참석하던 행정안전부가 오늘,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전격 선언했습니다.
6.10 항쟁 기념식이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것도 처음이지만, 정부가 불참하는 것도 유례없는 일입니다.
내일 기념식을 주최하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정부 조직인데도, '윤석열 정권 퇴진'을 구호로 내건 한 집회에 후원을 했다는 이유인데, 행안부는 특별감사도 벌이겠다고 했습니다.
제은효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어제 한 일간지에 실린 광고.
'민족민주 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라는 이름의 행사 안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문구도 강조돼 있습니다.
후원 단체명에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 광고를 본 행정안전부가 내일 열리는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불참하기로 했습니다.
기념식을 주관하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정권 퇴진을 구호로 내건 행사를 후원했다는 게 이윱니다.
행안부 차관의 기념사도 취소했습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이 현직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면서 정치적 공격을 일삼는 특정 정치 세력을 후원한 셈인데요.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불참하기로 결정‥"
6월10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2007년 이후, 행안부의 기념식 불참은 처음입니다.
그간 기념식은 행안부가 주최하고, 산하 기관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해 왔습니다.
특히 내일 기념식은 1987년 당시 항쟁의 구심점이었던 명동성당에서 처음 마련돼 의미가 컸지만, 행안부의 전격 불참에 빛이 바랬습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정부에 대해서 비판을 하는 거와 무관하게 국가적으로 중요한 행사에 참여하고 지원을 하는 것이 당연하죠. 정권에 유리하지 않은 그런 단체에 대해서 지원을 안 하겠다는 것이 오히려 정치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 되는 거죠."
행안부는 특히, 민주화운동기념사회의 사업비 집행 등 운영 전반에도 '특별감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입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측은 "'대통령 퇴진' 문구와 '후원 기관' 표기 등이 당초 사업계획서에 없던 내용"이라며 "행사 지원을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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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은효 기자(jeny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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