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소방 헬기의 이륙장이 민가와 너무 가까이 있어서 고통을 받고 있는 한 마을이 있습니다.
헬기가 뜰 때마다 소음과 먼지 때문에 마을이 마치 전쟁터처럼 변한다고 하는데요.
밭에서 일하는 농민들이 강풍에 밀려나갈 정도라고 합니다.
박혜진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북의 한 시골 마을.
소방헬기 1대가 굉음을 내며 이륙하고 있습니다.
헬기가 출발할 때까지 1-20분 동안 소음이 계속됩니다.
기차소리인 95데시벨 수준.
[양창조/주민]
"한 번 뜨면 20분 정도 들리는 것 같아요. 대화는 불가능하죠. 너무 가까우니까."
헬기 이륙장과 민가의 거리는 불과 150m 안팎.
농민들이 일하는 곳은 더 가깝습니다.
한 밭은 헬기장에서 5-6미터 거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헬기 강풍을 그대로 맞다 보니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없어 들깨 밭 2/3는 못 쓰게 됐습니다.
[이영만/주민]
"(헬기가 떠서) 제가 한 3~4m를 밀려갔어요. 제가 여기 들깨를 심으려고 하는데 도저히 들깨는 농사를 못 짓겠어요, 바람이 불어서."
제일 괴로운 건 흙바람입니다.
헬기가 뜰 때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흙바람이 몰아쳐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주민들도 불 끄는 데 필요한 헬기여서 참아 보려했지만 피해는 계속됐습니다.
[신재순/주민]
"먼지가 일어나니까 우리는 (환기를 위해) 이걸(옹기를) 열 수가 없어요. 그러면 우리는 이거(장)를 고객님들한테 팔 수가 없어요."
주민 40여 명이 사는 시골마을에 소방 헬기이착륙장이 생긴 건 한 달 전.
그동안 17차례 헬기가 뜨고 내렸습니다.
헬기장과 피해 농가의 밭은 불과 두 발자국 밖에 되지 않는데요. 보시다 피시 주택들과 거리도 150m 남짓이지만 방음벽, 방풍벽 하나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알고보니 헬기 이착륙장을 설치하는 데 민가와의 거리 규정이 없다 보니 바로 옆에 들어설 수 있었던 겁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따로 뭐 민가에서 얼마만큼 떨어져야 되느냐 이런 기준은 없습니다."
잇따른 민원에도 어쩔 수 없다던 소방본부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헬기장 주변 도로 포장과 방풍벽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함대영/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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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함대영/전주
박혜진 기자(hjpark@jeju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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