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부 내륙 지방 기온이 갑자기 영하로 떨어지면서 농가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특히 꽃이 얼면서 배와 사과가 큰 피해를 봤는데요.
가뜩이나 어려운 요즘, 농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태인 기자입니다.
[기자]
50년 가까이 배 농사를 지어온 이행웅 씨.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농민이지만 올해는 유독 힘에 부칩니다.
꽃은 검게 변했고 열매는 거의 맺히질 않습니다.
이달 초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열흘 정도 일찍 핀 꽃이 냉해를 입는 겁니다.
건질 것이 없어 농사를 포기할 지경이지만 내년 농사 때문에 손을 놓을 수도 없습니다.
[이행웅 / 배 재배 농민 : 4월 5~6일에 영하 4도까지 내려갔어요. 그래서 배가 얼어버렸죠. 많이…. 3백 그루인데, 한 2백 그루는 배가 없어요. 백 개는 어쩌다 하나씩 있고….]
사과밭도 매한가지.
사과꽃 속은 갈색으로 변했습니다.
이상 저온으로 얼어붙어 생육에 이상이 생긴 겁니다.
꽃이 상하면 사과가 열리더라도 크기 전에 떨어지거나, 제대로 크지 못합니다.
특히 가장 좋은 사과가 열리는 어미 꽃 피해가 커 상품 가치도 뚝 떨어집니다.
거창 지역은 3년째 냉해 피해가 이어져 농민은 큰 실의에 빠졌습니다.
[김낙상 / 사과 재배 농민 : 귀농한 지 3년째인데 3년 내내 냉해를 입었거든요. 올해는 특히 80~90% 냉해를 입었다고 보면 됩니다.]
경기와 전남, 충북과 경남 등 전국에서 냉해를 입은 과수원이나 밭은 7천300ha에 이릅니다.
보험을 들어놔도 제대로 보상받기 어렵습니다.
[백온성 / 경남 거창군 사과발전협의회장 : 사실은 냉해를 보게 되면 상품성은 떨어집니다. 개수로 따지기 때문에 사실은 피해는 봤지만, 보상받은 피해율이 떨어지죠.]
코로나19로 농산물 판로가 막히면서 농민들도 큰 피해를 본 상황.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냉해까지 입어 농민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오태인[otaei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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