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은 누구에게나 평등하지 않습니다. 냉방이 안 되는 낡은 집에 머무는 주거 취약계층에게 무더위는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재난입니다. 그중에서도 어린아이들은 위험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에어컨 없는 낡은 빌라에서 두 살 아이를 혼자 키우는 22세 미혼모를 만났습니다. 취재진이 도착했을 때, 집 안 온도는 31도에 달했습니다. 아이 엄마는 땀을 비 오듯 흘리고 있었고, 종일 엄마와 둘이 있던 아이는 사람이 반가워 뛰고 웃었습니다. [지금 이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길어지는 무더위...주거 취약계층 '비명'━
낯을 안 가리는 두 살 아이, 카메라가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해.]
스물둘 어린 엄마는 낡은 다세대주택에서 아이를 혼자 키웁니다.
[미혼모 : 제가 진짜 최선을 다 해서 키우고 있거든요. 비싼 건 못 해주더라도...]
교도소에 있는 아이 아빠의 빚까지 떠안은 엄마.
또래들의 삶이 부러울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미혼모 : 옛날에는 친구가 진짜 중요했거든요. 지금은 저만의 친구가 생긴 거니까. 아기랑 많이 놀러 다니고. 단둘이 놀이터도 가고 그래요. 보다시피 아기가 엄청 활발하잖아요. 그래서 심심할 틈은 없고, 외로울 틈도 없어요.]
하지만 아무리 힘을 내 봐도, 살인적인 더위 앞에선 속수무책입니다.
에어컨 없는 집.
건물끼리 다닥다닥 붙어 환기도 안되는 집안 온도는 31도에 달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는 하루종일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닙니다
땀띠가 나는 아이를 하루에 다섯번씩 씻기는 엄마는 기진맥진합니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구청의 에어컨 지원 사업은 이미 끝났습니다.
[유란희/초록우산 사회복지사 : 적정 기간 안에 신청하셔야지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신청주의 정책이 대부분이다 보니까....]
에어컨을 직접 살 엄두는 못 냅니다.
빚을 갚고, 날 때부터 아픈 아이 심장 치료비를 내고 나면 매달 생활비가 모자랍니다.
[미혼모 : 수급비로만 생활하고 있고, 턱없이 부족하죠.]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어린 엄마의 마음을 가끔은 아이도 아는 것 같습니다.
[미혼모 : 속상해서 울고 있거나 힘들어서 울면 와서 이렇게 뽀뽀도 해주고 안아주고 해요. {지금도 뽀뽀를 해주네요} 네.]
도움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조용희
영상편집 : 박인서
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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