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진된 KTX표를 더 싼값에?…'결합상품' 허점
[앵커]
코레일은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KTX 기차표와 관광상품을 결합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관광상품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더 싼 값에, 심지어 매진된 기차표를 구매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보통 코레일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구매하는 KTX 기차표.
같은 좌석인데 여행사를 통하면 더 싼 값에 살 수 있습니다.
10월 9일 한글날 연휴, 코레일 홈페이지상 오전 8시쯤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열차는 48,800원.
이미 특실은 매진됐고 일반석은 입석만 남은 상태.
하지만 여행사 홈페이지에서 같은 좌석을 4,500원짜리 관광지 입장권과 같이 구매하면 더 싼 가격인 46,000원에 끊을 수 있습니다.
일종의 결합상품인데, 징검다리 연휴나 주말 등 매진된 열차표도 이런 방식으로 싼값에 살 수 있는 겁니다.
코레일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중소여행사와의 상생을 위해 도입됐다는 설명입니다.
그런데 결합상품의 허점을 이용해 실제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이용 사례가 많다는 지적입니다.
우선 숙박권이나 관광상품 등 결합상품을 중도 취소하거나 사용하지 않더라도 열차표를 구할 수 있습니다.
'노쇼'를 하더라도 제재할 방법이 없습니다.
문제가 제기되자 분리 반환을 불가능하게 한 업체도 있는데, 99개 계약 업체 중 단 한 곳에 불과합니다.
소수 업체가 판매를 독과점하고 있는 점도 문제입니다.
최근 5년간 결합상품과 묶인 기차표 판매 실적은 크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상위 5개 업체가 판매량을 독과점하는 현상도 뚜렷해졌습니다.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KTX 상품석이 열차표를 편법으로 할인하는 수단으로 변질되어 정상가격으로 티켓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면적인 개편이 절실합니다."
코레일 측은 설이나 추석 등 연휴에는 결합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일반석이 부족한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열차 출발 20일 전부터 일부를 일반석으로 자동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합뉴스TV 신현정입니다. (hyunspir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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