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급한 상황에선 간호사가 약을 처방할 수도 있게 하는 내용이 정부의 업무지침엔 포함돼 있습니다.
다만 처방 이후 반드시 의사가 확인을 하고, 간호사와 의사 모두 서명을 해야 하지만, 이 지침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약 처방뿐일까요?
의사들이 하던 난이도 높은 업무까지 대신하게 돼 두렵다는 이야기가 파다합니다.
정상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월 정부는 간호사 지침을 발표하면서, 진료 기록이나 진단서 초안 작성 등 9개 업무는 간호사가 조치할 수 있게 허용했습니다.
특히 '검사와 약 처방' 업무도 포함됐습니다.
이른바 '코-사인 제도'.
급한 상황에서 간호사가 조치한 뒤 의사가 나중에 승인하고, 대신 간호사와 의사 모두 서명을 남기게 한 겁니다.
잘 지켜지고 있을까?
답변을 보내온 115개 병원 간호사 중 90개 병원 간호사가 지침을 어겼다고 답했고, 특히 71곳의 간호사는 '약 처방'에 있어서도 '코사인' 지침을 어기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한 사립병원 간호사는 MBC 취재진에게 약 처방 업무가 일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수도권 사립병원 간호사 (음성변조)]
"의사들도 당연하게 아이디랑 비번을 저희한테 공유를 하고요. 저희들은 그걸 표로 정리해서 필요할 때마다‥"
전공의들의 빈자리는, 현장경험이 오래전인 교수나 과장급 전문의들이 채우고 있는데, 한 국립병원 간호사는 환자가 어떤 검사를 추가로 받을지도 사실상 스스로 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수도권 국립병원 간호사 A (음성변조)]
"20년 만에 해본다 뭐 이렇게 말씀하시는 과장님도 계셨어요. '처방 어떤 거 어떤 거 넣어주세요'까지 이렇게 다 디테일하게 말씀을 드려야 진행이 되는‥"
약 처방뿐 아니라, 전공의들이 도맡아 했던 동맥관 삽입 등 난이도가 높은 현장 업무들도 간호사에게 상당 부분 넘어왔다는 게 현장의 증언이었습니다.
[수도권 국립병원 간호사 B (음성변조)]
"실패를 많이 해서 막 되게 이거 가지고 이제 막 한두 시간을 하고‥팔에 이제 막 멍이 계속 들고 막 하니까."
[최훈화/대한간호협회 정책국 전문위원]
"평상시 않았던 일들이 지금 다 넘어온 거고 그 일을 하게 되면서 굉장한 심적 부담을 느끼는 거예요. 이게 내가 죽는 게 아니라 환자가 죽을 수가 있기 때문에‥"
전공의들이 언제 복귀할지 기약이 없는 가운데, 서울대병원 등 주요 병원들은 진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년 간호사를 대규모로 채용하겠다고 공고를 냈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 전효석 / 영상편집 : 김재환 / 자료제공 :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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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전효석 / 영상편집 : 김재환
정상빈 기자(jsb@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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