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2인자의 폭로…"尹, 싹 다 잡아들이라 지시"
[앵커]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당시 행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국정원 1차장에게 직접 전화해 국회의원들을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이라"고 지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는데요.
체포 대상자 명단엔 여야 당 대표는 물론 전 대법원장까지 포함돼 있었습니다.
홍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비상계엄 사태 사흘 만에 국회로 와 신성범 정보위원장과 면담한 홍장원 국정원 1차장.
이 자리에서 홍 차장은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과 나눈 통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윤 대통령으로부터 처음 전화가 걸려 온 건 계엄령 선포 약 2시간 전.
홍 차장은 "중요하게 할 얘기가 있으니 전화기 잘 들고 대기하고 있으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국정원 집무실에서 대기하던 홍 차장은 계엄령 선포가 내려지고 약 20분 뒤 또 한 번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국회의원들을 '잡아들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와."
지시를 받은 홍 차장이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로 "무엇을 도와주면 되겠냐?"고 묻자, '검거 지원을 요청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체포 대상자 명단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민주당 이재명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은 물론, 김명수 전 대법원장과 권순일 전 대법관, 방송인 김어준 씨 등이 포함됐다고 합니다.
홍 차장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조태용 국정원장은 정치인 체포 지시가 없었다며, 홍 차장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정치인 체포와 관련해 어떠한 지시도 대통령께 받은 적이 없고 어떠한 행동이나 조치도 한 적이 없다는 것을…"
홍 차장의 폭로가 나온 직후, 대통령실은 "그 누구에게도 국회의원을 체포, 구금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가 돌연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TV 홍서현입니다. (hsseo@yna.co.kr)
[영상취재기자 : 신경섭·김성수·최성민·김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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