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풍향계] '경영 데뷔' 신유열…'파격 인사' 이환주
[앵커]
한 주간 기업 최고 경영자들의 동향을 살펴보는 시간이죠.
'CEO 풍항계'입니다.
이번주 주목을 받은 CEO는 누구일까요.
또 어떤 행보를 보였을까요.
성승환, 김주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이번주 CEO 풍향계 첫 순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가 3세죠.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입니다.
신 부사장은 2020년 일본 롯데에 부장으로 입사한 이후 상무보에서 상무, 전무로, 또 이번 인사에서는 부사장으로 3년 연속 초고속 승진을 이어갔습니다.
롯데가 본격적인 '3세 경영시대'의 서막을 연 겁니다. 신 부사장은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 등 그룹의 신사업과 글로벌 사업을 주도할 전망입니다. 그러니까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진두지휘하게 되는 건데요.
최근 롯데는 롯데케미칼에서 시작된 유동성 우려로 지라시에 몸살을 앓기도 했습니다. 창사 이래 처음 불거진 위기설에 롯데는 계열사 대표 21명을 교체하는 등 고강도 물갈이 인사로 쇄신의지를 보였습니다.
그룹이 혼란을 맞은 가운데 경영자로서 데뷔 무대에 오르는 신 부사장, 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해 보겠습니다.
저희가 주목한 두 번째 CEO, 차기 KB국민은행장으로 내정된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인데요.
은행이 아닌 계열사 수장이 국민은행장이 되는 첫 사례입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이재근 행장의 무난한 3연임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이 대표가 차기 은행장에 단독 후보로 깜짝 발탁됐습니다.
'안정'보다는 '변화'를 선택한 건데요.
이를 두고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경영철학을 보여주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양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은행과 비은행간 시너지를 강조해왔기 때문입니다.
이 대표는 지주와 은행, 보험 등 KB금융의 전 분야를 두루 거쳤고, 재무 역량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앞으로 KB금융의 자본과 수익성 관리에 적극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 대표는 후보로 내정된 다음날 출근길에서 "금융의 기본은 신뢰"라면서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단 의지를 밝혔는데요.
연이어 불거지는 은행권의 금융사고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다음으로 저희가 주목한 CEO는 '손사탐'이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한 원조 일타강사,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입니다.
2000년 메가스터디를 창업하며 온라인 강의 시대를 연 손 회장. 강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독한 입담으로도 유명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그 입담이 선을 단단히 넘었습니다.
지난달 대구의 한 고등학교 강연에서였는데요.
손 회장은 우리나라의 인구감소 문제를 지적하면서 "대학 가는 것보다 애 낳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공부를 못하면 성매매 여성보다도 못한 삶을 살게 될 수 있다"고도 했는데요.
이렇게 전하는 것만으로도 낯부끄러운 수준의 발언에 후폭풍이 거세지자 손 회장은 해명과 함께 사과에 나섰습니다.
손 회장은 "저출산 문제에 대한 의식 변화와 공부를 통해 자기 미래를 바꾼 학생의 일화를 얘기하는 과정에서 의도와 달리 불편함을 느낀 표현이 있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사교육 전설'의 강연, 학생들도 많이 기대했을 텐데요.
이런 막말 퍼레이드는 차라리 안 듣는 편이 학생들 교육에는 더 좋았겠습니다.
이번주 CEO풍향계 마지막 주인공은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입니다.
첫 출근날 임직원들에게 취임 일성을 밝혔다고 하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함께 살펴보시죠.
LG그룹 경영전략부문장을 맡았던 홍범식 사장이 LG유플러스의 신임 CEO 자리에 앉았습니다.
당시 홍 사장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적극적 M&A를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 등에 힘써왔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이런 홍 사장의 첫 메시지는 '고객가치 창출'이었습니다.
홍 사장은 "경쟁을 바라보면 2등은 할 수 있지만, 고객을 바라보면 1등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략기획통'인 홍 사장이 사령탑으로 앉은 배경은 LG유플러스의 탈통신 행보가 가속화되는 데 있습니다.
최근 업종을 막론하고 AI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죠.
이동통신사들도 성장이 정체된 통신사업 대신 AI 분야에서 새 먹거리를 찾겠다는 건데요.
실제로 홍 사장은 취임 후 AI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첫 조직개편도 단행했는데, 앞으로 AI 전환 사업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벌써 올해의 마지막 달입니다.
매해 연말이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산타랠리'를 기대하게 되는데요.
정작 투자자들의 자금은 미국 증시로, 또 코인시장으로까지 빠르게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닌 밤중 계엄령은 가뜩이나 힘든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업들의 노력과 밸류업을 외치던 정부 정책이 한 사람의 말 몇 마디로 무색해진 한 주였습니다.
이번주 CEO풍향계, 여기서 마칩니다.
김주영 기자 (ju0@yna.co.kr)
성승환 기자 (ssh8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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