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아버지, 54살 고민수 씨는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였습니다.
지난달 20일.
고 씨는 주로 경기도 평택 지역에서 일했는데 그날따라 일감이 없었습니다.
[고민수 씨 아들]
"일이 잠깐 없어가지고 이제 비는 기간에 그때도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셨는지 안산 쪽에 와서 다른 일을 잠시 하신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작업하시다가…"
그리고 그날, 가족들에게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고 씨가 안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창틀 교체 작업을 하다가 추락해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겁니다.
[고민수 씨 아들]
"6미터 높이에서 떨어졌다라고만 얘기를 들어서 팔다리 부러졌겠다 이 정도만 생각을 하고 갔는데…"
하지만 고 씨는 머리를 크게 다쳐 수술을 받았고,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끝내 의식은 회복하지 못했는데 6차례나 멈췄던 심장 박동만큼은 매번 회복됐습니다.
평소 남에게 베푸는 걸 아끼지 않았던 아버지.
[고민수 씨 아들]
"어릴 때 빵집을 하셨거든요. 주말이 되면 남은 거 이제 고아원 같은 데 갖다주고…"
고민하던 유족들은 아버지를 아버지답게, 남편을 남편답게 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심장만큼은 멈추지 않은 고 씨가 '다른 생명을 살리라'는 뜻을 남기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고민수 씨 아들]
"아버지 성격에 제가 그렇게 됐어도 장기 기증하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그렇게 심장과 간, 좌우 신장을 기증한 고 씨는 4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떠났습니다.
[고민수 씨 아들]
"(기증) 받으신 분들 수술 잘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그분들은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면 아버지 많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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