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 포티에 / 벨기에 한인 입양인]
안녕하세요. 저는 선우 포티에입니다. 57살이고 자녀가 셋 있습니다. 3살 때 벨기에에 왔습니다.
양부모님은 벨기에 사람들이에요. 입양 이후 삶은 전체적으로 좋았어요. 하지만 양어머니가 작년 10월 29일에 돌아가셔서 어머니와의 이별이 너무 힘들었어요. 제게는 유일한 존재였고 어머니와 정말 사이가 가까웠거든요. 양부모님은 서류에 적혀있던 저의 한국 이름을 계속 사용하셨어요.
이름이 예쁘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제가 한국 사람이라는 점을 부정하지 않으려는 마음도 있으셨을 거예요. 입양인 상당수가 한국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데, 저는 그러면 뿌리가 뽑혀버린 느낌이 들더라고요. 한국에서 어떤 이름으로 불렸는지를 모르는 입양인도 간혹 있죠.
5년 전 벨기에 한인입양인협회를 알게 되면서 제가 속한 커뮤니티에 대해 알고 싶어졌어요. 그때 처음 모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동안 심리적인 요인으로 한국을 찾지 않았던 게 아닐까 싶어요. 사람들은 제가 모국을 거부해온 거라고 하더라고요. '내 나라가 아니고, 그곳에서 안 좋았을 거야'라는 생각이 내재된 거죠. 한인 입양인을 만나면 서로 많이 닮았다고 느끼고 할 말도 많아요. 불어로 말을 하고 유럽 사람처럼 생각하지만, 얼굴은 한국 사람들이잖아요.
태극기를 몸에 늘 달고 다니는 이유는 모국이 자랑스럽기 때문이에요. 유명한 한국 드라마나 K-팝을 제외하고도 한국이란 나라가 멋진 일들을 이뤄냈다는 사실을 5년 전부터 깨달았거든요.
60년 전만 해도 한국은 아시아에서 못 사는 나라 중 하나였는데, 60년 동안 눈부신 발전을 이뤄내 지금은 유럽 나라들을 넘어설 정도예요.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인 면으로나 세계 11위 안팎인 걸로 알고 있어요. 저는 한국이란 나라와 한국이 하는 모든 일이 자랑스러워요. 그래서 제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 거죠.
대사관에서 한 DNA 검사가 가족을 찾기 위해 유일하게 나선 일이에요. 제 정보를 제출했지만, 대사관에서도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일단 정보를 5~10년 정도만 가지고 있다가 폐기한다고 해요. 해당 기간이 지나면 다시 가족 찾기를 시작해야 하는 거죠. 친부모님도 같은 기간에 DNA 검사를 하지 않으면 만날 수 없고요.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건 한국 입양 기관을 방문하는 거예요. 서류를 가지고 입양 기관에 가서 서류 추적을 하는 방법이 있죠. 올해 하려고 생각은 했는데, 결국 안 할 것 같아요. 사람들 말을 들어보니 입양 기관에서 알게 될 내용이 저를 오히려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한동안은 한국에 간다는 게 두려웠어요. 지금은 내 나라를 알게 되는 것이 기뻐요. 예전보다 더 한국 사람으로 느껴지죠.
선우 포티에 (박 선 우) 1967년 2월 출생 추정 1970년 12월 벨기에 입양 "저를 아시는 분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ytnworl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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