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시멘트 바닥에 구멍만 뚫린 이른바 '푸세식' 화장실.
화장지도 그냥 바닥에 놓여있습니다.
우리 청년들이 입대하면 가장 먼저 가게 되는 육군훈련소의 훈련장 화장실 모습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까지 나서서 훈련소 시설을 개선하라고 권고했지만, 올해에 이어 내년 예산안에도 신축 예산은 배정되지 않았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변기 주변에 남은 오물의 흔적들.
물 내리는 설비조차 없어 악취가 올라옵니다.
육군훈련소의 훈련병들이 쓰는 훈련장 내 화장실 모습입니다.
병사들이 중간에 쉴 공간도 마땅치 않고, 식사는 맨바닥에서 먹기도 합니다.
지난 1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사진들과 함께 방문조사 결과도 공개했습니다.
구형 생활관 면적은 국방부가 정한 1인 기준 6.3제곱미터에도 못 미치는 데다, 25년 넘은 온수·난방용 보일러 같은 설비도 단 한 번도 교체되지 않았습니다.
[김주원/국방부 정책자문위원·'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운영자]
"'훈련 간에 화장실을 참고 생활관으로 복귀해서 화장실에 간다'는 설문조사도 있었습니다. '오래된 시설 공간에 2층 침대를 넣다 보니 층고가 낮아서 누워만 있는다'…"
육군도 구형 생활관과 샤워시설 부족 등을 이유로 시설을 새로 짓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사업타당성 조사 결과 '시설 개선 필요성은 인정된다'면서도, "건축 연령이 30년이 지나지 않았다", "인구 감소에 따른 신병교육 소요에 대한 검토가 부족하다"며 사업이 취소됐습니다.
결국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육군훈련소 시설 개선 관련 예산은 배정되지 않았습니다.
병역 자원 감소 문제를 무시할 순 없다지만, 당장 훈련을 받아야 할 훈련병들의 기본적인 처우가 뒷전이 되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송옥주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훈련병들이 언제까지 낡은 시설에서 고통받아야 할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노후화된 시설 개선을 위한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육군은 "사업타당성 조사를 다시 진행하고 있고, 생활관 신축을 위한 예산이 반영되도록 협조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화장실·세면시설 보수를 내년까지 마치는 등 노후 시설 개선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편집 : 장동준 / 그래픽 : 남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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