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가 넘은 시간 호텔 복도. 손님 두 명이 퇴근하려던 호텔 직원의 머리채를 잡습니다. 뺨을 때리더니 얼굴, 배에 주먹을 날리고 기둥에 머리를 밀칩니다.
하지만 직원이 설명했던대로 손님이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 전 자기 옷 주머니에 방 열쇠를 넣는 장면이 CCTV에 찍혀 있었습니다.
다음날 가해자들은 술 핑계를 댔습니다.
경위를 묻는 기자 질문에는 술김에 그럴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취지의 변명을 했습니다.
음주 감형에 대한 이들의 기대를 뒷받침할 만한 법원 판결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2년 전 부산에서 술 취한 20대 3명이 행인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해 법원은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을 감안했다며 징역 2년에서 3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지난 7월에는 술 취해 동료 노숙인을 벽돌로 쳐 숨지게 한 50대에게 음주 감형이 적용돼 징역 10년형이 선고됐습니다.
법원의 양형기준에 따라 음주 감형 적용이 엄격해지고 줄어들고 있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평가지만, 사건 피해자들과 국민들의 사법 정의감을 훼손하는 음주 감형 조항을 시급히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는 커져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