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갑자기 찾아오면서 우리 증시에도 공포감이 엄습하며 어제 '검은 금요일'이 펼쳐졌습니다.
시장에서는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엔화가 쌀 때 엔화를 빌려 미국에 투자했던 '엔 캐리' 자금이 이탈하면서 증시 폭락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류환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미국의 고용과 제조업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연이틀 3~4% 급락했습니다.
미국발 경기침체 충격에 우리 증시를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 증시도 동반 하락하며 맥을 못 췄습니다.
증시 폭락세 속에, 엔화가 쌀 때 엔화를 빌려 미 주식에 투자했던 자금의 회수, 즉 '엔 캐리 청산' 우려가 시장에서 제기됐습니다.
증시 폭락 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앞으로 '엔 캐리 청산'이 발생한다면,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엔 캐리 청산' 우려를 촉발한 건, 지난달 31일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었습니다.
[우에다 가즈오/일본은행 총재 : 오늘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2%의 지속 가능한 안정적 달성이라는 관점에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엔-달러 환율은 최근 엔화 가치가 갑자기 뛰면서, 가파른 하락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시장에선 일본의 통화정책 기조가 강한 엔화로 바뀐 데다, 미국 경기 침체까지 찾아온다면 '엔 캐리 청산'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염승환 / LS증권 이사 : 일본인들이 이제 해외 투자한 게 주식이 한 2조 달러 정도 되는 것 같고요. 그다음에 채권이 한 2.1조 달러니까 우리나라 돈으로 한 5,000조가 넘는 굉장히 막대한 금액은 맞습니다. 그래서 그 돈이 만약에 그동안 엔저였기 때문에 당연히 해외로 많이들 나갔는데, 그 돈이 엔고로 바뀌게 되면 본국으로 확 이제 역류를 하겠죠.]
다만, 미국의 소비가 강한 상황이라 지난 한 달간 고용과 제조업 지표로만 미국의 경기 침체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YTN 류환홍입니다.
YTN 류환홍 (rhyuh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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