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대남 방송이 넉 달째 이어지면서 강화도에 사는 주민이 국회를 찾아 무릎까지 끓고 대책 마련을 호소했습니다.
들짐승 울음소리에 심지어 귀신소리까지, 하루 종일 울리는 소음에 주민 피해가 극심합니다.
윤태인 기자가 강화도 접경 지역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강화도에서 국회까지 달려온 아이 엄마는 북한의 대남 방송 때문에 살 수가 없다며 제발 멈추게 해달라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실제로 어떤 소리가 들리는지, 취재진이 직접 강화도를 찾았습니다.
오후 5시쯤 전투기가 비행하듯 굉음이 들리고, 해가 지자 소음은 더 커집니다.
[안미희 / 인천 강화군 송해면 : 들리시죠? 저희 집 문 다 닫혔는데도 이렇게 들려요.]
'우웅' 하는 이상한 소리가 계속 들리더니 들짐승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심지어 귀신 소리까지.
밤새 섬 전체를 뒤흔듭니다.
소리 크기는 70dB 가까이 측정됩니다.
차가 많이 다니는 혼잡한 도로변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 크기와 맞먹는 건데요.
북쪽에서 오는 소리를 가로막는 장애물도 없어서 주민들에게 대남방송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해가 뜬 뒤에도 소음은 멈추지 않습니다.
끝없이 들리는 이상한 소리에 초등학생 아이들은 대통령 할아버지에게 '북한에서 나는 소리를 멈춰 달라'며 편지까지 썼습니다.
고3 수험생과 임신부도 걱정입니다.
[조성호 / 인천 강화군 강화읍 : (대남방송 때문에) 잠이 깨고 컨디션 조절도 솔직히 힘들고….]
[이선영 / 인천 강화군 송해면 : 입덧도 있는 제일 심할 때라서 조심해야 되는데 잠도 못 자고….]
대남 방송은 주민 생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병예 / 인천 강화군 하점면 : 저녁 손님이 한 50% 이상 줄었다고 봐야 해요.]
고통받는 건 주민뿐만이 아닙니다.
동물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약품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들리는 대남방송에 동물들이 이상행동을 보이자 축산 농가들은 급한 대로 이렇게 약까지 먹이고 있습니다.
[안순섭 / 인천 강화군 송해면 : (염소와 사슴이 예전에는 순산을 했다면) 사산을 해서 낳는다든가, 먹이 활동도 덜하고 수정률도 많이 떨어지고….]
대남방송이 넉 달 넘게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했습니다.
[안순섭 / 인천 강화군 송해면 : 아무런 대책도 안 세워주고 그러니까 주민들은 막막할 뿐이죠.]
북한발 소음에 삶의 터전이 망가진 주민들이 원하는 건 넉 달 전 평범한 일상입니다.
[안미희 / 인천 강화군 송해면 : (주민 대부분이) 여기서 농사짓고 평생 사신 분들인데 그분들이 여기를 버리고 떠나기 쉽지 않아요. 저는 그냥 저 소리 안 듣고 사는 게 제 소원이에요.]
YTN 윤태인입니다.
촬영기자 : 진수환
YTN 윤태인 (ytae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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