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5일) 전당대회에 출마한 예비경선 진출자 명단이 발표됐는데요. 국민의힘 얘기입니다.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 가운데 모두 8명이 탈락했습니다. 탈락 사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보수색이 짙은 후보 위주였죠. 특히 유튜버 3인방의 반발이 거센데요. 강신업 후보는 당을 상대로 한 소송까지 예고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배준영/선거관리위원회 대변인 (어제) : 예비경선 진출자에 관련해서는 지난번에 말씀드렸다시피 저희가 국민적인 신망 및 능력, 그리고 경선 과정의 어떤 집중도를 평가해서 이렇게 결정을 했다는 점을 말씀을 드리고요.]
국민의힘 전당대회 예비경선 진출자가 어제 발표됐습니다. 진출자 못지않게 관심을 산 건 탈락자들이었는데요. 당 대표 후보 3명, 최고위원 후보 5명, 모두 8명이 탈락했죠. 오늘 '줌 인'은 이 가운데 특히 여론의 주목을 받은 이들을 5명에 집중해볼까 합니다. 당 대표 후보 중엔 강신업·김준교 후보, 최고위원 후보 중엔 김세의·류여해·신혜식 후보인데요. 먼저 이들이 떨어진 배경부터 살펴볼까요?
[배준영/선거관리위원회 대변인 (어제) :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후보자들을 저희가 엄선했음을 말씀드리고요. 또 구체적인 선출이라든지, 탈락 사유에 대해서는 저희가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탈락 사유를 밝히지 않았는데요. 탈락자 5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략적인 추론은 가능합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체적으로 극우적인 성향을 지녔다는 건데요.
[강신업/변호사 (유튜브 '강신업TV' / 지난달 2일) : 광화문 광장에 건국 대통령 이승만, 부국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 동상을 세우겠습니다.]
[신혜식/신의한수 대표 (유튜브 '신튜브 신혜식' / 지난 2일) : 최고위원으로 들어가는 것은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 이념을 확실히 국민의힘에 각인시키고자 들어갑니다.]
[김세의/가로세로연구소 대표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 지난해 12월 26일) : 유승민과 이준석, 이런 '똥바른 정당', 제가 이제 '똥바른 정당'이라고 기자들한테 다 얘기했습니다만 다 '바른정당'이라고 기사를 쓰셨더라고요.]
보수 유튜버로 활동 중인 3명이죠.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을 지낸 강신업 변호사와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인데요. 적어도 실버 버튼 이상의 구독자 확보하면서 강성 보수층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공통점이라면 3명 모두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건데요. 이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고리로 공동 전선을 구축했던 바 있습니다.
[김세의/가로세로연구소 대표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 지난해 6월 22일) : 정치인이 거짓말하면 안 되잖니. 준석아, 얘기해라. 그리고 너 그 증거인멸 교사하느라고 철근이랑 유하 보냈어, 안 보냈어. 김철근 정무실장이랑 박유하 수행팀장 보냈어, 안 보냈어.]
[강신업/변호사 (지난해 7월 28일) : 저는 다음 주에 이준석을 무고죄로 고발합니다. 그 무고는 김세의와 강용석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한 것에 대한 무고죄의 고발입니다.]
[신혜식/신의한수 대표 (유튜브 '너알아TV' / 지난해 12월 26일) : 그래서 '이준석을 퇴출시키자' 이게 제가 주장하는 바입니다. 김성진이라는 아이카이스트 대표에게 성상납을 받았는데 그 자리에서, 그날 비아그라 2알씩 먹었다고 나왔지 않았습니까?]
컷오프된 나머지 2명도 살펴볼까요. 앞선 세 사람처럼 '빅 마우스'는 아니지만 그래도 강성 보수층 사이에선 인지도가 있는 인물들인데요. 면저 김준교 전 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 후보, 진짜 MZ세대를 대표하는 2030 당대표 후보자라며 출마를 선언했었죠. '자체 핵 개발'과 '차별금지법 반대' 등 보수색이 짙은 공약을 내세웠는데요.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 향한 막말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력이 있습니다.
[김준교/당시 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 후보 (2019년 2월 18일) : 문재인은 지금 나라를 팔아먹고 있습니다. 저딴 게 무슨 대통령입니까. 저는 절대로 저자를 우리 지도자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통일은 적화통일입니다. 자유통일이 아닙니다.]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도 인지도 측면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데요. 최고위원 시절 늘 숱한 화제를 몰고 다녔었죠.
[저와 함께 노래불러봅시다. 태극기 휘날리며~ 다같이~! 동방의 아름다운~ 대한민국 나의 조국~]
류 전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 체제에서 당무 감사에 반발하며 당시 홍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방했다가 제명됐었는데요. 우여곡절 끝에 복당 이후 다시 최고위원에 도전한 겁니다. 이번엔 '보수 여전사'를 표방하며 출사표를 던졌는데요.
[류여해/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지난 1일) : 보수의 여전사 류여해가 앞장서서 그들의 제2탄핵 음모를 막아내겠습니다. 바로 우리가 윤석열 대통령을 지켜야 합니다. 바로 대한민국을 지켜야 합니다. 우리가 윤석열입니다. 우리가 대한민국입니다.]
카메라 셔터를 집중시키는 데는 타고난 면이 있죠. 출마 기자회견 말미에는 울먹이며 큰절을 하는 모습이 시선을 끌기도 했습니다.
[류여해/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지난 1일) : 탄핵으로 모두가 미워할 때, 그 자유한국당을 지켰던 그 마음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시오.]
국민의힘 선관위가 이들을 탈락시킨 건 전당대회가 자칫 아스팔트 보수 세력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 같은데요. 전당대회에서 이들이 과격한 발언을 할 경우 흥행에 악영향을 끼칠 수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준교·류여해 두 사람은 당 선관위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비교적 깔끔하게 승복했는데요. 유튜버 3인방은 헤비 스피커답게 목소리가 컸습니다. 당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한 겁니다. 강신업 변호사는 분노를 거침없이 드러냈는데요. "한 마디로 X 같은 당"이라며 "나는 국민의힘을 탈당한다"고 선포했습니다.
[강신업/변호사 (유튜브 '강신업TV') : 그냥 제멋대로 엿장사 가위로 가위질하듯이 컷오프를 시켰습니다. 엿같은 소리입니다. 여기가 지금 현충원이기 때문에 제가 더 심한 말을 쓸 수 있는데 엿으로 바꿨습니다. 제가 페이스북에다가 뭐라고 썼죠. 그것이 지금 대서특필됐습니다.]
당에 대한 원망이 가득 담긴 글도 남겼습니다. 당이 자신을 음해한 이들의 말만 듣고 서류 심사에서 탈락시켰다고 주장했는데요.
[강신업/변호사 (유튜브 '강신업TV') : 아니, 돈을 4천만원이나 받고, 신청을 받고, 불과 이틀 만에 이유 같지도 않은 이유로 탈락을 시키는 것이 세상에 어딨습니까.]
복수도 다짐했습니다. 지금은 "괴나리봇짐과 큰 칼 메고 떠나지만 반드시 돌아와 피를 묻히고야 말겠다"며 분기탱천했는데요. 느와르 영화 속 주인공에 빙의한 걸까요? 배려도 잊지 않았습니다. "잠시나마 정을 나누었던 이들과 마주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평소 친분이 있는 당내 관계자들에게는 자리를 미리 피하라고 경고했습니다.
강 변호사가 말한 복수, 결국 법적 다툼을 의미한 것 같습니다.
[강신업/변호사 (유튜브 '강신업TV') : 그전에 국민의힘에 소송을 걸 것입니다. 그래서 이 선관위원 작자들을 모두 형사고소하고, 그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들어갑니다.]
김세의 가세연 대표도 우파 유튜버들을 극우 유튜버라고 싸잡아 매도하는 데 대해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우파 유튜버들도 윤석열 정권 창출의 공신이라는 건데요. 허은아 의원 같은 친이준석계 인사도 컷오프를 통과하는데 자신이 탈락한 건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도 분개했는데요. 불출마 압박을 받았던 사실을 털어놓으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신혜식/신의한수 대표 (유튜브 '신튜브 신혜식' / 어제) : 출마하지 말라고 압박 넣은 사람들, 반성하시라고. '이번 전당대회가 화합의 장이 되어야 되니까, 신혜식 당신 출마하지 말라'고, 내가 이름을 얘기하진 않겠지만, 그따위로 놀면 안 돼…]
사실 이들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는 부분이 한 가지 있습니다. 아직 알려드리지 않았던 유튜버 3인방의 또 다른 공통점, '부정선거론'을 믿고 있다는 건데요.
[강신업/변호사 (유튜브 '강신업TV' / 지난달 26일) : 감시 및 특별조사기구를 만들어서 앞으로 부정선거가 없도록, 그리고 과거에 선거에서도 부정선거가 있었는지 그런 것들을 밝혀내겠습니다.]
[신혜식/신의한수 대표 (유튜브 '애국투사TV' / 지난달 16일) : 국민의힘은 마치 부정선거를 얘기하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양, 이상한 집단인 양 매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살아남은 당 대표 후보 가운데 지금도 부정선거론의 선봉에 서있는 분이 있죠.
[황교안/전 국무총리 (지난해 10월 17일) : 해답은 4·15 부정선거를 바로잡는 것입니다.]
[황교안/전 국무총리 (KBS '주진우 라이브' / 지난해 10월 18일) : 대선도 저자들은 부정선거로 이기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제 우리 시민들, 국민들이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서 정말 목숨 바쳐 애썼죠.]
이번에도 부정선거를 메인 메뉴로 들고나온 황교안 전 대표입니다. 아직도 21대 총선이 열렸던 2020년을 살아가고 있는데요. 지난 대선 경선에 후보로 나섰을 때도 부정선거론을 꺼내 들었다가 뭇매를 맞았죠.
[황교안/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2021년 9월 28일) : 최근에 부정선거 주장에 반박하는 동영상 만들었죠? {예, 만들었습니다.} 올렸죠? 거기에 댓글은 좀 보셨습니까? 아니, 황 후보님이 아무리 부정선거 이야기해도 지난 총선에 참패한 그 책임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런 댓글이 있었던 것은 맞죠? 댓글이 7천여 건 달린 건 보셨죠?} 그래서 그 우물 속에서 바깥세상을 보지 못하고 그렇게 사시면 정치의 미래가 없습니다. 한번 공개토론을 합시다. 찬성이시죠? {예, 찬성합니다.} 좋습니다.]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2021년 10월 18일) : 이 부정선거 주장, 역선택 주장, 이런 것도 갈수록 수준이 낮아지고 있는 데에서 깊은 뭐라고 해야 될까… 짜증을 느낍니다.]
컷오프된 3인방 입장에선 '그럼 황교안은?'이란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일 텐데요. 실제로 당내에선 황 전 대표의 리스크를 걱정하는 기류도 감지됩니다. 황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부정선거를 또다시 거론하면 극우 유튜버들이 살아남은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염려인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준석 전 대표의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번에 그리고 약간 유튜버 하시던 분들 중에서 못 받으신 분들은 이제 이분들의 표가 어디로 갈까 보면요, {오, 황교안 지지로 갑니까.} 동지잖아요. 예전에 같이 부정선거에 맞서 싸운 유튜버들은 돈을 벌고 황교안 후보는 그걸로 이제 정치적으로 주장이 강화하셨던 동지적 관계이기 때문에…]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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