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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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은 21일(현지시간)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만나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공조를 다짐하며 중국 역할론을 부각한 데 대해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원한다면 러시아에 침공 중단을 촉구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과 관련해 "이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신속한 종식을 암시하는 어떤 것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오늘 회담이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는 큰 기대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중국이 이 전쟁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원한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권 영토에서 철군하도록 러시아를 압박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 중재론' 주장에 대해 그는 "중국이 양국 사이의 공정한 중재자가 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각국의 영토 보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공조를 약속했다. 미국에 대해서도 세계 안정을 해치지 말라고 경고음을 울렸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중국이 적극적 역할을 하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며 지난달 중국이 발표한 중재 입장 발표를 지지했다.
미국의 이날 입장은 중국이 진정한 중재자가 되려면 불법 침공한 러시아의 철군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러시아에 촉구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것이 전제되지 않는 수사(레토릭)는 침공을 정당화하려는 기만에 불과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커비 조정관은 "두 나라가 몇 년간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켜왔는지 봤을 것"이라며 이를 동맹이라는 말 대신 "정략결혼"(marriage of convenience)이라고 불렀다.
다만 중국의 대(對)러시아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선 "우린 그 가능성이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고 보지만, 아직 그들이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려고 결정했다나 제공할 예정이라는 징후는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의 일부 기업들이 러시아에 이중용도 품목을 제공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과 북한의 대러 무기 지원과 관련해 그는 이 두 나라가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 관계가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면서 "우린 북한이 포탄을 적어도 와그너 그룹에 보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린 그런 일이 있었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 다만 추가 선적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말할 게 없다"고 덧붙였다.
또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수만 명의 병력을 잃고 수천개의 미사일과 수백만 개의 포탄을 사용했다면서 "푸틴은 그래서 국제적으로 더 많은 도움을 원하며, 그것이 우리가 이란과 북한으로부터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이달 말 미국 방문과 관련해 중국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데 대해 커비 조정관은 "중국이 과잉반응할 이유가 없다"며 "그 방문은 전에도 있었고 다시 일어날 가능성도 있는 일이다. 개인적인 일이고 비공식적인 것으로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차이 총통은 이번 달 29일부터 중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는 길에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할 예정이다. 이때 레이건 도서관에서 연설이 잡혀있는 데다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할 가능성도 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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