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크림반도 러시아 공군기지 방향에서 폭음후 피어오른연기
[AP/UGC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우크라이나군이 동부전선에서 러시아군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면서도 러시아군의 후방 보급기지 역할을 하는 크림반도를 공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전날 밤 드론을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공격으로 크림반도 북부 잔코이 시에서 화물열차에 실린 러시아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방공망이 드론을 격추했다면서 그 잔해는 민간 지역에 떨어졌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본토에서 남쪽으로 약 80㎞ 떨어진 인구 4만명 정도의 잔코이는 철도와 도로망의 교통요지이다. 크림반도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과 흑해 함대의 중요한 보급선 역할을 하고 있다.
주목되는 부분은 과거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 공습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으나 이제 자신들이 20일 밤 공격의 배후에 있다고 사실상 시인한 점이다.
나탈리아 후메니우크 우크라이나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21일 국영방송에서 이와 관련, "그들은(러시아인) 벌어진 일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크림반도가 전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무기로부터 계속 안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가 향후 우크라이나의 공습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예비역 중장인 벤 호지스 전 유럽주둔 미군 사령관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장사정 무기를 공급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잔코이와 다른 크림반도 타깃을 공습하기 위한 것이라고 거들었다.
잔코이는 지난해 2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한 시발점이다
잔코이는 지난 여름에도 우크라이나 군부대가 시 외곽 러시아 탄약창고를 폭파한 곳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에는 러시아 공격용 헬기 수십 대가 잔코이 비행장에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호주 육군 소장 출신인 미크 라이언 로위연구소 펠로는 트위터에서 이번 잔코이 공격과 관련,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전역에서 이런 공습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남부에서 반격 작전을 시작하면서 이런 공격은 아마도 더 자주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의 안전후방 역할을 하는 크림반도
[전쟁연구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가을 서방에서 획득한 무기와 자체 장거리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후방의 지휘계통 센터, 탄약고, 보급선을 공습하는 방식으로 수천 ㎢의 영토를 되찾은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 같은 작전 패턴을 되풀이하려고 하고 있다.
21일 러시아 점령지역인 동부와 남부 우크라이나에서 우크라이나 공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적 병력 및 군사 장비가 밀집한 곳을 12차례 공습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미사일과 포병부대도 적군의 밀집장소 3곳을 추가로 때렸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관리와 군사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의 피점령 지역과 자포리자 지역을 수복하는 데 성공하기 위해 크림반도를 오가는 무기와 보급물자의 흐름을 방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전선 바흐무트와 아우디이우카에서는 러시아 군인들이 이날도 떼를 지어 습격했다.
러시아군은 최근 며칠간 아우디이우카에서 더 강력해졌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이 그만큼 많은 피를 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큰 손실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바흐무트와 아우디이우카 두 도시에서 완고한 방어선을 유지하면서 다가오는 춘계 반격을 위해 병력과 물자를 예비하고 있다. 서방 군사 분석가들은 이러한 작전이 우크라이나에 있어 현재 전선 교착상태를 깨트릴 최고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sungji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