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우크라이나 점령지 마리우폴을 방문했을 때 한 주민으로부터 야유를 받았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리우폴 주택단지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러시아 국영방송사인 VGTRK 영상 캡처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DB화 및 재배포 금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밤 마리우폴의 주택단지를 깜짝 방문한 푸틴을 상대로 한 주민이 소리 치는 장면이 영상에 찍혀 국영TV에도 방송됐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현지 주민으로 소개된 한 여성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 여성은 "주택단지가 천국 같다. 주민들이 푸틴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푸틴과 이 여성이 대화를 나눌 때 부근 놀이터에 모습을 드러낸 또 다른 여성이 소리를 질렀다.
"그건 사실이 아니야. 모두 전시용이야"라는 얘기로 들린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문제의 영상은 나중에 크렘린궁 홈페이지에도 올랐으나 항의 목소리가 담긴 해당 부분은 편집됐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마리우폴은 전쟁 전 인구 45만명이 거주하던 우크라이나 남부의 항구도시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됐다.
러시아군이 작년 5월 점령한 뒤에도 600명이 거주할 수 있는 그저 그런 주택단지 한 곳만 만들었을 뿐 다른 도시 시설이나 주택은 폭격을 맞은 상태로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의 방문 뒤 텔레그램에는 "우리 집에는 창도, 문도, 온수도, 난방도 없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더타임스는 푸틴의 마리우폴 방문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어린이 강제 이주 등 전쟁범죄 혐의로 자신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데 대한 항의성 행위로 보인다며 러시아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리우폴은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가장 참혹한 전쟁범죄가 저질러진 지역으로, 주민 중에는 사상검증과 세뇌 뒤 러시아 본토로 강제이주를 당한 이들이 많다는 증언도 나왔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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