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별세…향년 100세
[앵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향년 100세를 일기로 영면했습니다.
퇴임 후 북핵 위기 해결에 기여하는 등 '평화 중재자'로 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치동 기자입니다.
[기자]
카터 전 대통령이 현지시간 29일 조지아주 고향 마을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카터 센터가 발표했습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장수한 카터는 지난해 2월부터 호스피스 돌봄을 받았습니다.
땅콩 농장을 운영하다 정치에 입문한 카터는 1970년 조지아 주지사에 선출됐고, 여세를 몰아 대통령직에 도전했습니다.
"저는 (이제) 대통령 후보임을 발표하고자 합니다."
베트남 전쟁과 '워터게이트' 사건 직후 집권한 카터는 인권과 도덕, 공정과 같은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캠프데이비드 협정'으로 불리는 중동 평화 협상 중재에 성공했지만,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파나마에 넘겨주며 거센 정치적 비난을 받았습니다.
대선 공약인 주한미군 철수도 추진하면서 한미동맹이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경기 침체 속에 물가와 실업률까지 치솟는 등 잇단 악재에 시달렸습니다.
결국 1980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후보에 패했습니다. 당시 56세.
"저는 어린 나이에 백악관을 졸업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얻은 명예와 명성,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지도자들과 교류하고, 카터 센터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실제로 재임 시 인기가 없던 카터의 삶은 퇴임 후가 더 빛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빈곤층 주거를 해결하기 위한 해비타트 집짓기 운동 등 봉사활동과 평화·인권 수호에 헌신했습니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 평양을 방문해 북미 간 협상의 물꼬를 텄습니다.
수단과 보스니아 등 전 세계 분쟁 지역 내 평화 증진을 위해서도 애썼고 2002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연합뉴스 이치동입니다. (lc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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