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네주유소 사장님이 '지역 유지'로 불리던 것도 옛말이 됐습니다. 사흘에 하나 꼴로 문을 닫습니다. 물론 장사가 안돼서죠.
어떻게 된 일인지, 오원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한 동네 주유소입니다.
예전 같으면 기름 넣으려는 차들이 줄을 설 시간인데, 지금은 한대도 없습니다.
주유기 한 대는 아예 꺼져있습니다.
장부에 적혀 있는 매출 기록도 며칠 전이 마지막입니다.
주유소에 기름을 들여오는 이동식 저장 탱크 차량은 운행을 멈춘 지 오랩니다.
또, 한 쪽을 보면 사무실을 정리하며 나온 집기들이 어지럽게 쌓여있습니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20년 넘게 운영해온 주유손데 최근 경영난 때문에 이달 말 까지만 영업하고 폐업하기로 했습니다.
[윤령/주유소 경영 (경기 용인시) : 좀 비싸게 받아야 1L당 50원이 남아요. 40L 넣는다고 해도 2천원이잖아요. 소비자들은 5만원 이상 넣으니까 주유소 돈 버는 줄 알지 생활비도 제대로 (못 벌어서) 못 버텨요.]
이처럼 문닫는 주유소는 최근 몇년새 크게 늘고 있습니다.
연 평균 120곳, 사흘에 하나꼴입니다.
만원 팔면 평균 250원만 남을 정도로 수지가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동네 주유소가 어려워진 요인은 복합적입니다.
우선 지난해까지 크게 뛰었던 기름값에 운전대를 놓고 대중교통을 타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특히 20대 젊은층은 아예 운전면허를 잘 따지 않고 있습니다.
기름을 싸게 파는 알뜰주유소에 손님을 뺏긴 영향도 큽니다.
[장동원/주유소 경영 (서울 상도동) : (한 달) 평균 1500만원 정도, 2000만원 정도 적자를 봤는데 거의 뭐 운영을 할 수 없을 정도까지 이르렀다고 보는 거죠.]
여기에 전기차 열풍까지 겹쳐 경영난을 겪는 동네주유소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송민지)
오원석 기자 , 정상원, 김대호, 유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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