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나랏빚을 제한하는 재정 준칙을 연구하겠다며 유럽으로 8박 10일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출장비로 9천만 원 가까이 썼습니다. 2년 넘게 논의를 미뤄오다 가서 뒷북 출장 논란이 일었는데, 돌아온 뒤에도 논의는 없었습니다.
최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JTBC '뉴스룸' (지난 4월 17일) : 이 와중에 예산을 방만하게 쓰다 재정 위기를 겪은 유럽 나라의 사례를 참고하겠다며 해외 출장을 가기로 했습니다.]
국회 기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재정준칙을 연구하겠다며 지난달 떠난 해외출장은 출발 전부터 논란이 됐습니다.
2020년 말에 논의가 시작됐는데 이제야 현지 시찰을 가는 게 부적절하단 겁니다.
실제로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보고서를 살펴봤습니다.
열흘 동안 현지 정부 당국자나 국제기구 관계자를 만난 건 다섯 번뿐.
일정 대부분이 한국 대사관이나 현지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로 채워졌습니다.
가장 먼저 방문한 스페인은 채무비율이 114%로 우리나라의 두 배가 넘습니다.
스페인 측은 한국은 채무 비율이 낮은데 비결이 뭐냐고 오히려 되물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만난 유럽중앙은행 총재와 OECD 사무차장은 재정준칙의 목적이 채무 조정이라거나 위기 대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습니다.
출장을 간 의원 5명 등은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료와 체재비 등으로 모두 8870만원을 썼습니다.
해당 의원들은 "국가 간 경제 협력과 현지 기관과 기업 지원 등 의원 외교 차원의 성과가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기재위는 출장 이후 두 차례 소위원회를 열고도 재정준칙 안건은 논의하지 않았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승우)
최규진 기자 , 이경, 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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