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술기운이 역력했던 차량 운전자가 사고를 냈는데, 피해자가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자 순식간에 달아나 버렸습니다.
이후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가해자는 사고가 난 지 며칠이 지나서야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당연히 음주 측정은 하나마나였겠죠?
달아난 운전자, 그리고 그렇게 내버려 둔 경찰 모두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제보는 MBC 백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새벽 시간, 자동차 전용도로.
방향 지시등도 켜지 않은 차량 한 대가 우측 차로로 미끄러지듯 진입합니다.
뒤따르던 차량과 접촉 사고가 났지만 앞차는 계속 달립니다.
"차 세워요. 부딪혔다고요."
갓길에 차를 세우고 내려보니 앞차 운전자는 술을 마신 상태로 보였다고 합니다.
[김준호/교통사고 피해자]
"(가해자가) 30만 원에 좀 합의를 해주면 안 되겠냐고 (부탁을)‥얼굴이 벌건 상태에서 술냄새가 많이 나셔서‥"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자 휴대전화를 빼앗으려던 가해자는, 갑자기 차에 타 도주를 시도했습니다.
이를 몸으로 막던 피해자 김 씨는 왼손과 다리를 다쳤고, 가해자 차량은 순식간에 현장을 벗어났습니다.
[김준호/교통사고 피해자]
"가해자한테 연락이 왔어요. '너는 꼭 복수한다'고. 욕을 막 하시더라고요."
김 씨는 즉시, 음주운전과 협박 등 혐의로 도주 차량 운전자를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주소지로 귀가하지 않은 가해자와 5시간 만에야 연락이 닿은 경찰은 "가까운 파출소에 가서 음주 측정을 하라"고 했습니다.
가해자는 사흘이나 지난 뒤 경찰서를 찾았고,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은 하나마나였습니다.
역시나 술 마신 걸 부인하는 가해자.
경찰은 그의 당일 행적을 따라 CCTV를 살펴 식당 한 곳에서 술 마신 사실을 가까스로 확인했습니다.
마신 술의 양과 종류, 몸무게 등을 고려해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산하는 '위드마크 계산법' 등을 활용한다지만 성과는 미지수입니다.
[승재현/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술을 먹었다는 정황이 있는 것이지 정확하게 혈중알코올농도가 얼마인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형량을 어떻게 할지 법원은 사실상 알 수 없는 거죠."
가해자를 신속히 데려와 음주 측정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경찰은 "그때 가서 측정을 했더라도 유의미한 수치가 나오지 않을 수 있어 공조 요청을 안 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용 / 영상편집 :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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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우 기자(100@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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