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유명인이 SNS로 말을 걸어온다면 당장 의심보다는 팬심이 앞설 수 있습니다. 유명 뮤지컬 배우를 사칭해 많게는 1억 원 넘는 돈을 뜯어낸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펜심을 악용한 범죄, 김보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국계 미국인 뮤지컬배우 마이클 리의 열성적인 팬인 직장인 A 씨.
지난 3월 말 마이클 리의 사진과 이름이 등록된 SNS 계정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SNS에 보이는 팬 중에 A 씨의 프로필을 보고 연락했다면서, 더 알아가고 싶으니 다른 비공개 SNS 계정으로 대화를 하자는 제안이었습니다.
[A 씨/사기 피해자 : 마이클 리를 좋아하니까 페이스북 계정에 자주 들어가는 편이에요. 근데 마이클 리 얼굴하고 '잘 지내세요' 그렇게 메시지가 온 거예요.]
그렇게 시작된 대화는 사생활과 소속사와의 갈등 같은 속 깊은 고민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A 씨/사기 피해자 : 저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죠. 너무 행복했고.]
대화를 이어간 지 3주가량이 지났을 무렵, 국세청에서 탈세 통보를 받아 연예인 생활이 끝난 것 같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A 씨/사기 피해자 : 2억 원을 구해야 하는데 가까스로 주위 사람한테 1억 1천을 했다. 근데 9천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하는 거예요.]
9천만 원을 입금한 뒤에는 벌금을 내야 한다며 1억 원을 추가로 요구했고, A 씨는 대출까지 받아가며 1억 원을 또 보냈습니다.
뒤늦게 사기에 조심하라는 소속사의 공지를 보고 문의한 뒤에야 배우를 사칭한 범행임을 알게 됐습니다.
[A 씨/사기 피해자 : 그 사람이 처해 있는 그 위기감 그게 더 중요했고 지나친 팬심인지 모르겠지만….]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사칭 계정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소속사 측은 A 씨 외에도 추가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팬들에게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원형희, 화면제공 : 블루스테이지)
김보미 기자(spri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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