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용 목적의 수술을 질병 때문에 한 것처럼 가짜 진단서를 발급해준 강남의 유명 산부인과가 경찰에 적발된 것으로 JT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병원은 60억 원 대 매출을 올렸고, 백 명 넘는 환자들은 가짜 진단서로 실비 보험금을 타냈습니다.
송승환 기자입니다.
[송승환 기자]
서울 강남의 한 산부인과입니다.
최근 경찰이 압수수색을 했습니다.
[산부인과 관계자 : 나가주세요.]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혐의 때문입니다.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40대 여성이 보험사에 낸 진단서를 확인해 봤습니다.
병명은 자궁질탈출, 수술비 등으로 천 6백 50만원이 적혀 있습니다.
이 병원에서 이런 진단서가 계속 발급되는 걸 수상하게 여긴 보험사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 : 고가의 다른 성형수술을 서비스를 해준다는 내용으로 환자를 유인, 알선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미용 목적으로 성기수술을 해놓고 질병이 있는 것처럼 가짜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병원은 수술비를 챙기고 환자는 가짜 진단서로 보험금을 받아 사실상 공짜로 수술을 받는 구조였습니다.
브로커는 환자를 소개시켜주고 병원에서 30% 정도 수수료를 챙겼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나간 보험금이 67억 원이나 됩니다.
공짜 시술을 받은 환자 130여명도 가짜 진단서를 알고 있었다고 보고 공범으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일이 가능한 건 병원 간판까지 바꿔주는 브로커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보험금을 쉽게, 또 많이 타낼 수 있는 질병과 보험 상품을 찾아내고 환자를 알선하면서 병원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함민정 기자입니다.
[함민정 기자]
60대인 조백근씨는 지난 3월 강남의 한 병원에서 전립선 수술을 받았습니다.
밤 중에 자주 소변이 마려운 걸 없애준다는 광고 때문이었습니다.
[조백근/경기 가평군 : 네 군데를 묶어서 통로를 만들어준다, 획기적인 시스템이니 믿으셔도 된다.]
천 3백만원이나 냈지만 석달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조백근/경기 가평군 : (병원에서) 두 달 있으면 전혀 하자 없이 개선될 거다.]
이 병원 원장은 산부인과 전문읩니다.
그런데 한동안 갑상선 수술을 하더니 작년부턴 전립선 전문가로 바뀌었습니다.
병원 내부 직원은 이 병원이 종목을 바꿔가며 보험사기 수술을 하는 곳이라고 폭로했습니다.
[전직 직원 : (갑상선 혹을) 2㎝ 이상 키운 장면을 연출해서 보험을 허위 청구하는 거였고요.]
이렇게 병원 간판을 바꿀 수 있는건 브로커들이 뒤에 있기 때문입니다.
돈 되는 질병을 찾아내 환자를 보내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겁니다.
[전직 직원 : (전립선 수술은) 1인당 객단가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갑상선·자궁근종의 2배 이상 됩니다.]
의사들의 숙련도는 당연히 떨어집니다.
[전직 직원 : 환자를 상대로 마루타처럼 실험했습니다. 20분밖에 안 걸리는 전립선 결찰술을 3시간 이상까지 하는 것도 목격했고…]
그러다보니 조씨처럼 피해를 입는 경우도 많습니다.
[조백근/경기 가평군 : 너무 화가 나고, 산부인과(의사)가 했다고 하면 당연히 안 했겠죠.]
돈만 노린 브로커와 의사들이 손을 잡으면서 피해는 환자들만 입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 / 영상그래픽 : 이송의 / 영상취재 : 김재식)
송승환 기자 , 함민정 기자 , 이경, 최무룡, 황현우, 정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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