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을 막기 위해 모스크바에 추가 병력 20만명을 요청했다고 미국 뉴스위크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이미 여러 지역에서 러시아군 방어선을 돌파했다며 위기감을 토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전날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게시한 영상에서 바그너그룹만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군대라고 주장하며 이처럼 촉구했다.
그는 "20만명이 안 되는 병력으로는 루한스크-도네츠크(돈바스 지역) 전선을 감당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모든 책임을 질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국가 총동원령을 내리라고 촉구하는 한편 신규 병력이 3개월간의 적절한 군사훈련을 받지 않을 경우 '총알받이' 신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이미 여러 지역에서 러시아군 방어선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사실상 개시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바흐무트 인근 3개 지역과 토레츠크에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로 집결하고 있다"며 "조만간 (도네츠크 지역) 쿠르드유모브카와 오자랴니브카를 포위하기 시작할 것이고, 벨고로드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 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프리고진이 언급한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국경을 맞댄 지역으로, 최근 친우크라이나 성향 러시아 민병대의 급습이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들은 도네츠크 방향으로 북쪽과 남쪽을 칠 것이고 이제 시간이 없다. (러시아군) 공습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 가운데 하나인 프리고진은 작년 2월 개전 이후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수시로 쏟아내지만 전황 평가가 실태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대반격을 앞두고 군사정보 보안을 촉구하는 우크라 국방부 홍보영상
[AP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프리고진의 비난은 이번에도 우크라이나전 성과를 두고 사실상 경쟁체제에 들어간 러시아 국방부, 정부군을 향했다.
그는 "관리도 없고, 계획도 없고, 준비도 없고, 상호존중도 없다"며 "확신하건대 우리는 심각한 손실을 볼 것이고 영토 일부를 잃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프리고진의 경고와 달리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주 남부 지역의 러시아 방어선을 공격했으나 전차와 병력을 잃고 임무를 달성하지 못한 채 퇴각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뉴스위크는 자포리자 이남 남부 전선이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시작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고 소개했다.
뉴스위크는 "우크라이나군이 그곳에서 러시아 저항선을 격퇴한다면 남쪽으로 진격해 멜리토폴과 아조우해 연안을 수복하고 모스크바와 크림반도를 잇는 연결로를 단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프리고진도 이 같은 시나리오를 우려했다.
그는 "(남부 전선에서) 적어도 지역 주민의 50%가 우크라이나군을 도울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들이 (남쪽으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베르디얀스크와 마리우폴로 갈 것이고, 그들을 멈추기란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은 900㎞에 이르는 전선 곳곳에서 산발적 공세를 펼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예고해왔던 대반격이 사실상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주력부대를 동원한 대반격이 실제로 시작됐는지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당국은 입을 닫고 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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