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중국 경제는 부동산 침체와 살아나지 않는 내수, 높은 청년 실업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중국의 경제 방향을 결정하는 3중전회에서도 뾰족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베이징 권란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베이징 창청호텔입니다.
중국 최초의 5성급 호텔로 유명한데, 찾아가 보니 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나카소네 전 일본 총리 등 해외 정상들이 묵었던 최고급 호텔이지만, 코로나 등으로 나빠진 경영난을 버티지 못했습니다.
베이징 금융 중심가입니다.
가장 목이 좋은 곳인데도, 공실이 수두룩합니다.
지난 2분기 베이징의 공실률은 18%로 13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명문 북경 외대 졸업식, 졸업생 대표가 연단에 올라 울먹입니다.
[북경외대 졸업생 대표 : 제가 만약 대학에 가지 않았다면 마음 편히 배달원이 됐겠죠. 이제 대학을 졸업해서 체면이 서지 않습니다.]
1년 전 최고치를 찍었던 청년 실업률은 재학생은 제외하도록 통계 방식을 바꾼 뒤에도 여전히 13~14%대입니다.
청년 실업과 부동산 불황, 내수 침체 등 중국 경제가 직면한 '3중고' 타개 방안이 기대됐던 3중전회가 끝났지만, 뾰족한 수는 없었습니다.
대신 시진핑 국가주석이 강조해 온 '중국식 현대화'와 '신품질 생산력'이 거듭 목표로 제시됐습니다.
당장의 경제 과제 해결보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 첨단 기술, 주력 산업 발전에 역점을 두겠다는 전략입니다.
[한원슈/중국 중앙재경위원회판공실 부주임 : 지역 사정에 맞는 신품질 생산력을 발전시키고, 신흥 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해 미래 산업을 건설해야 합니다.]
미국과의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독자 기술 확보 등을 통해 미국의 봉쇄를 뚫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중국이 주력하겠다는 첨단 기술 분야는 우리 미래 먹거리 산업과도 상당 부분 겹쳐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오영택, 디자인 : 이재준)
권란 기자 ji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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