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아파트값이 한 주 만에 또 뛰어올랐습니다. 상승폭으로는 5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이 뛰었습니다. 값은 이렇게 치솟는데 3년 전 아파트값이 폭등하던 때와는 양상이 다릅니다.
이호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준공 9년 된 서울 서대문구 아파트.
전용 84㎡가 이달 중순 13억 4천만 원에 팔려 올해 초보다 1억 넘게 올랐습니다.
그런데 근처 준공한 지 38년 된 아파트는 재건축이 한창 추진 중인데, 전용 50㎡가 이달 중순 8억 8천만 원에 팔려 올 초보다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북아현동의 준공 6년 된 이 아파트와 바로 옆에 붙은 준공 25년 아파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준신축 84㎡는 지난달 매매가가 연초보다 2억 넘게 올랐지만, 구축은 같은 기간 7천만 원 정도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공인중개사 : 15년 이후 15년 된 아파트 있죠. 하나도 안 돼. 재건축은 안 되니 수년 동안 기다려야 되고 어떻게 변수가 많잖아요. 신축은 이제 고쳐줄 것도 없고.]
실제로 올 들어 준공 5년 이하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1.63% 올랐고, 준공 5~10년 사이 서울 아파트도 1.54% 상승한 반면, 준공 20년 넘는 구축 아파트는 0.31%만 올랐습니다.
상승률로는 5배 차이입니다.
이는 부동산 폭등기였던 지난 2021년과는 정반대로, 당시에는 준공 20년 넘는 구축이 연간 8.11%나 상승해 준공 10년 이하보다 훨씬 많이 올랐습니다.
과거 재건축은 상당한 개발 이익을 보장해 줬기 때문에 불편을 감수하며 선택했지만, 요즘에는 공사비 폭등으로 분담금이 급등하자 인기가 식어버린 겁니다.
[공인중개사 : 옛날에는 그걸 기다렸거든요. 꾹꾹 참고 기다리면서도 중간 중간 먹고 빠져나갔잖아요. 요새는 안 되죠.]
분양가가 너무 올라 새 아파트 가격은 부담스러운 데다, 실수요자가 주도하는 시장 분위기도 한몫했습니다.
매매가로 전이되는 전셋값도 서울의 경우 61주 연속 올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를 키우는 요인입니다.
(영상편집 : 박지인, 디자인 : 이재준·강경림, VJ : 김 건)
이호건 기자 hogen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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